[프라임경제] '장애'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가엾다'는 연민이나 '대단하다'는 찬사인 경우가 많다. 연민과 찬사는 장애인을 '결함 있는' 특별한 존재로 타자화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같은 태도다.
심리치료사이자 여성운동가, 화가이며 장애인 인권 운동가인 해릴린 루소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다가와 '정말 대단하세요'라고 말할 때마다, 설사 그의 의도가 선한 것이라 해도 불쌍한 사람을 달래는 말로 들린다고 말한다.
이 책은 이제 노년에 접어든 한 뇌성마비 장애인 여성이 '타자'도 '괴물'도 아닌 '생긴 그대로의 나'로 세상의 편견에 맞서온 삶의 기록이다.
거울 보는 것을 두려워하는 자기 내면의 편견으로부터 자유롭고자 했던 오랜 분투의 과정이자 가족과 친구들과의 따뜻한 연대 속에 '공동체'로 나아간 성장의 과정이다.
다만 남다른 점을 하나 가진 평범한 '인간'의 60여 년 생을 담은 투명한 자서전이다.
그 고백은 너무나 솔직해 때로 우리의 가슴을 울리지만,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은 매력적인 그녀의 담담하면서도 재기 넘치는 글쓰기는 우아하고 유쾌하다.
저자 핼릴린 루소는 뇌성마비를 가지고 태어나, 장애인으로 평생을 살아온 사람이다. 뇌성마비는 겉으로 증상이 발현되는 장애다. 걸음걸이가 비틀리고 표정이 일그러지고 발음도 불분명하게 나온다.
날마다 '정말 대단하세요 '용감하세요' 같은 칭찬이나 '불쌍하다, 쯧쯧' '왜 그렇게 이상하게 걸어요?' 같은 무례한 말을 들으며 살아온 해릴린은 장애인을 대하는 사람들의 그러한 태도가 어떤 상처를 남기는지, 그 상처들을 자신은 어떻게 극복했는지 세세히 털어놓는다.
해릴린은 소위 '정상인'이라는 사람들이 '정말 대단하세요' 식의 영웅주의, 고결한 사람 만들기, 역경을 극복한 승자로 모시기 같은 왜곡돈 렌즈를 통해 자기 위안을 얻음과 동시에 은연중에 장애인들을 자기가 속한 정상인 집단과 따로 구분 짓는다고 말한다.
친절하고 달콤한 말로 위장한 또 다른 형태의 편견인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이런 거짓과 편견을 뛰어넘어 인가다운 삶을 살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했는지를 솔직하게 독자들에게 전한다. 가격은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