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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vs 이완구 '충청권 대망론'이 기획수사 불렀나

성완종 충청포럼 통해 '뉴 DJP 연합' 띄우기…李 "비약할 수가" 일축

이금미 기자 기자  2015.04.16 17: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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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 자신에 대한 '기획수사'가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의식한 이완구 국무총리의 작품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남기면서 '반기문 대망론'에서 성 전 회장의 역할에 관심이 모인다.

16일 경향신문이 보도한 성 전 회장 녹취록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나에 대한 수사는) 이완구 작품이라고 한다. (이완구 총리가) 반기문 (UN 사무총장) 의식해서 (수사하는 것이라는) 얘기가 많았다. 내가 반기문과 가까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또 "(반 총장) 동생이 우리 회사에 있는 것도 사실이고, 우리 충청포럼 멤버인 것도 사실이고, 그런 요인이 제일 큰 것 아니냐"고 언급했다.

실제로 충북 음성 출신인 반 총장은 과거 성 전 회장이 만든 충청포럼 행사에 자주 참석했고, 충청포럼 주변에서 '반기문 대망론' 얘기도 흘러나왔다. 반 총장의 동생도 경남기업 고문으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성 전 회장이 여야를 불문하고 접촉하며 '반기문 띄우기'에 나섰다는 증언도 나온다. 특히 지난해 11월 권노갑 새정치민주연합 고문을 통해 알려진 '반기문 야당 후보론'의 배경에 성 전 회장이 있었다는 얘기도 전해졌다.

최근에는 성 전 회장이 반 총장을 중심으로 동교동계와 힘을 합쳐 충청권과 호남권을 아우르는 '뉴 DJP 연합'을 추진했다는 증언도 이어진다.

지난해 성 전 회장이 반기문 대망론을 앞세워 여권 핵심인사들과 접촉했다는 소문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치권의 분위기는 성 전 회장이 앞세운 반기문 대망론 띄우기는 반 총장의 의지와 무관한 성 전 회장의 혼자만의 언행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편,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지난 1월 국무총리에 지명되면서 여권의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것도 사실이다. 충청 출신인 반기문, 안희정에 이어 그가 유력 대권주자로 부상하면서 '충청권 대망론'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이완구 국무총리는 성 전 회장의 이 같은 기획사정 주장에 대해 "어떻게 이렇게 비약할 수 있는가 생각했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이 총리는 이날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마치 반 총장의 대권과 저의 문제가 결부돼 제가 고인을 사정했다는 심한 오해가 저간에 깔리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또 이 자리에서 자신의 의정 활동 중 일정표를 확인하며 "국회의원을 하면서 성 전 회장과 단독으로 만난 것은 4회였고, 그 외에는 세종시특별위원회를 포함한 다른 의원들과 만난 것으로 파악했다"고 제언했다.

2013년 4월 4일 독대 여부에 대해서는 "재선거 등록일 첫 날이어서 많은 분이 왔고, 기억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2013년 4월 4일은 성 전 회장이 충남 부여·청양 재선거에 출마한 이 총리의 지역 선거사무소를 찾아가 3000만원을 건넸다고 주장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