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상조 가입 피해 여전, 대책 마련 시급

상조업체 폐업·등록·취소 해야만 보상 가능

김경태 기자 기자  2015.04.16 15:30:33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장례 시 장례 절차 수행을 돕고, 최적화된 장의용품을 제공받는 등 편의를 도모하고자 사람들은 상조회사를 많이 이용한다. 이런 상조회사는 대기업 형태부터 상호만 존재하는 유령 사무실까지 그 수가 상당하다. 이처럼 많은 상조회사들이 존재하는 만큼 피해를 본 회원들도 적지 않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상조업체의 부도·폐업 등으로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고 있지만 실제 보상이 미흡해 주의를 요한 적도 있다. 정부는 상조소비자 보호 대책을 위해 한국상조공제조합과 상조보증공제조합을 설립했지만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조회사에 피해를 본 회원들이 공제조합에 예치한 금액을 돌려받으려면 상조회사가 폐업신고를 해야만 보상절차가 진행되는데 조합은 소비자 피해 구제를 외면하고 있다. 

할부거래법에 따르면, 상조업체의 부도·폐업 등으로 소비자 피해보상 사유가 발생할 경우 상조서비스에 강비한 소비자가 이미 납부한 선수금의 최고 50%를 보상해야 한다. 

하지만 공제조합에 속한 상조업체은 선수금을 보전하기 위해 조합에 담보금 납부 금액을 선수금에 비해 턱없이 낮은 일정 금액만 입금하면 50%를 예치한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특히 상조업계 상위를 차지하는 프리드라이프와 보람상조라이프는 선수금 담보금이 법적으로 50%인데도 각 5.3%, 5.6%를 납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 이들 업체의 총 선수금은 2조6421억원으로 소비자 피해보상 사유 발생 시 공제조합은 선수금의 50%인 1조3210억원을 보상해야 하지만, 두 공제조합이 회원사로부터 받은 담보금은 2947억원에 불과해 1조263억원이 부족했다. 

일각에서는 선수금 담보금 2947억원이 대부분이 소진됐다며 두 공제조합의 재무감사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 상조회사 한 군데만 부도가 나도 공제조합 자체가 무너져 가입 소비자 다수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관련 김기준 새정치연합 의원은 "공제조합이 선수금을 보전하는 상조업체들로부터 담보금을 적게 받은 것이 소비자 피해보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공제조합이 담보율을 높여 소비자 피해보상에 적극 임해야 한다"고 작년 지적한 바 있다.

이런 지적에도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는 은행권에 예치한 상조회사에 맞춰져 한국상조공제조합과 상조보증공제조합에 특혜를 준다고 볼 수 있어 은행권에 예치한 상조회사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뿐만 아니라 금융감독원이 제공하는 상속인 금융거래조회서비스는 상조회사에 대해 제공되고 있지 않아 피상속인이 상조회사에 납부한 선수금을 상속인이 일괄적으로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상조업체 가입자가 선수금을 납부해도 상속인 등 주변인이 모르는 경우가 많아 금융감독원의 금융거래조회서비스에서 이를 조회가능토록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상속인은 피상속인이 납입한 선수금을 확인할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이에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은 "수많은 상조업체가 설립과 폐업을 반복해 난립하는 가운데 228개의 회사에 총 389만명이 가입해 3조3600억원의 선수금 규모의 시장을 상속인이 조회할 수 없다"고 짚었다.

여기 더해  "금융감독원은 대국민 서비스 차원에서 금융거래조회서비스를 확인할 수 있도록 공정위와 협의해 제도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더불어 선진 금융권역별 협회들을 예로 들며 "부거래법상 명확한 설립근거와 역할 등을 부여한 자율규제 기관을 설립해 상속인 금융거래조회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며 "동 기관이 관피아의 보금자리로 전락하지 않도록 하는 안정장치 마련도 필요하다"고 첨언했다. 

한편 양대 공제조합의 현황을 보면, 지난해 10월 기준 한국상조공제조합에 가입된 87개 업체 중 정상 영업 중인 업체는 52개에 불과하고, 상조보증공제조합에 가입한 43개 업체 중 27개 업체만 정상 영업 중이다. 

즉 공제조합에 가입된 130개 업체 중 51개 업체가 폐업·등록취소·직권말소 등을 당해 지난해 10월 기준 79개 업체만이 정상 영업 중인 것.

그리고 은행예치 상조회사 중 폐업된 회사가 66개 업체로 공제조합 51개 회사를 합하면 총117개 상조회사가 부도·폐업해 상조 피해소비자가 200만명을 넘어서면서 상조업계 혼란이 야기되는 상황이다.

송기호 한국상조협회 회장은 "상조업체 사장들이 모여서 만든 자생적 상조업계 단체인 한국상조협회를 '사단법인'으로 공정위에서 인정해 상조회사들을 관리감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대책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