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광주U대회가 8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신축경기장 부실시공 등 탁상행정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지지만 광주시는 개선 의지가 없는 모양새를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광주여대 다목적체육관 옆 시공사 현장사무실. 다목적 체육관 외부 마감재 부실시공과 관련해 광주시, 해당 건설사, 학교측, 설계회사, 감리 등이 모여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U대회 이후 관리 주체인 광주여대 측 관계자는 시공사의 조잡한 외벽 시공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공사를 수주할 때 광주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 호언장담했던 건설사가 조감도와 달리 외벽 마감이 구겨지고 꺾이는 보기 흉한 부실시공을 했다"며 시공사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어 "서측 주출입구 지붕 처마선도 도면상으로는 원만한 곡선 형태로 유선형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으나, 현재 시공 상태는 곡선도 직선도 아닌 이상한 형태로 시공돼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도면 중 2013년 5월 15일자 1차 검수도면에 보면 주 출입구 상세도에 지붕 모습이 타일형 강판으로 설계됐으나 어떤 절차나 어떤 사유를 걸쳐서 수직형 강판으로 변경돼 시공된 것인지 궁금하다"고 따져 물었다.
광주여대 측은 두 차례나 시정 공문을 광주시에 보냈지만 시의 반응을 보여 복지부동·탁상행정만 실감했을 뿐이다. 그는 부실시공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관계기관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시공사 측과 감리단, 설계회사 관계자는 "아연도금 강판 재료의 특성상 구김이 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시공은 광주 DJ센터와 서울 고척동 돔구장 등 여러 곳에서 시공됐고 이런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지붕 골조를 3D 곡선으로 밴딩처리 후 재시공한 것에 대해 이들 관계자들은 "기존 지붕 마감재 처리에 21억원 정도 소요되지만 3D 곡선 밴딩 처리 후 시공은 5배에서 10배의 금액이 추가되며 공기도 늘어난다"며 재시공에 난색을 표했다.
결국, 문제점을 알고 있음에도 무리하게 설계에 반영해 하자를 초래했다는 것을 자인한 셈이다.
시 U대회 지원국 관계자도 "전체를 재시공할 수는 없다. 구김이 심한 곳과 꺾임 현상이 있는 곳에 대해 덧붙이기 공사 등을 통해 바로 잡겠다"며 시공사와 한 목소리를 냈다.
광주여대 측은 조감도에서 제시된 당초 모습으로 시공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것을 관계기관에 요청했지만, 광주시 등의 반응은 냉담하다.
광주시 건축사 64명은 지난달 16일 윤장현 시장을 겨냥해 성명을 내고 광주U대회 시설물 공사와 관련 혈세낭비를 지적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월드컵경기장이 유니버시아드 주경기장으로 사용을 위해 보수하면서 부도덕한 관피아와 업자들에게 제물이 돼 월드컵경기장의 노출콘트리트 보수공사를 15억원의 혈세를 더 투입해 광주시민의 명예와 도시 이미지를 추락시키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특히, 이 사건과 관련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윤 시장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단체는 "윤장현 시장은 항상 시민과 함께 하겠다고 말하면서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떤 답변도 항변도 못하는 것은 책임 있는 단체장의 모습이 아니므로 명확한 해명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더불어 "윤 시장은 자신이 제시한 시정철학에 따른 처신만이 그동안 감사 등을 통해 보여준 파렴치한 행위에 대해 시민에게 사죄하는 길임을 깨우치기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여기 보태 "광주시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떤 답변도 항변도 하지 않는, 못하는 것은 책임 있는 단체장의 모습이 아니므로 명확한 해명을 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런 가운데 광주시는 U대회 사격장으로 쓰일 전남종합사격장 전자표적 수억원 상당의 시설물 설치와 관련해 무상지원 의사를 거절해 혈세 낭비지적을 받고 있다.
서울에 본사를 둔 일흥지에스는 지난해 12월 초 전남종합사격장 전자표적시스템(10M×90set) 시설물 8억원 상당을 광주시에 무상 지원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그러나 최근 광주시는 무상지원을 거절했다. 이유는 이 업체의 제품이 국제사격연맹(ISSF) 사격기술규칙에 맞지 않다고 광주U대회 조직위가 밝혀왔다는 것. 하지만 광주U대회는 기록경기가 아닌 대학생 화합잔치인 만큼 국제사격연맹 사격규칙을 반드시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예산을 절감해 광주U대회를 성공적인 대회로 치르겠다고 강조해왔던 광주시가 '겉과 속'이 다른 행정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윤장현 시장은 14일 오후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탁구경기가 열리는 장성 홍길동체육관 개·보수 현장에 들러 공사 상황을 점검하고, 축구경기가 열리는 정읍공설운동장 개·보수 현장을 점검했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윤 시장은 신축경기장과 보수공사 현장의 부실시공과 혈세낭비를 지적하는 시민사회단체와 언론의 보도를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U대회와 관련 소요 예산을 한 푼이라도 더 줄이기 위해 경기시설 신축 및 개보수 과정에서 '현미경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는 시장의 진정성이 세간에 회자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