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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25시] 정태영 사장, 성공 장담했지만 '현대라이프' 적자는…

이지숙 기자 기자  2015.04.14 09:3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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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2012년 현대라이프를 출범시키고 '제로' 시리즈를 연이어 내놓으며 혁신을 일으킬 것으로 보였던 정태영 사장의 수완이 보험시장에선 영 통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현재 현대카드·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는 정태영 사장은 현대라이프 이사회 의장을 겸하며 사실상 경영 전반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2012년 4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에 편입한 녹십자생명은 그 해 5월1일 현대라이프로 사명을 변경하고 2013년 1월 첫 상품인 '현대라이프 제로'를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새 출발을 선언한지 4년째 적자상태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정 사장은 2012년 12월 신상품 '현대라이프 제로'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연말쯤에 어마어마한 수익이 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이후 성적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초반 현대라이프는 '제로' 상품을 출시하며 그동안 복잡했던 보험상품을 단순하고 고객 지향적으로 바꿔 눈길을 끌었는데요. 보험 판매전략도 특이했습니다.

기존 보험사 영업방식과 다르게 이마트 5개 지점 진열대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했고 지난해 5월부터는 오픈마켓인 옥션에서도 판매를 시작해 기존 설계사 조직이 긴장할 정도였죠.

그러나 현대차 계열사로 편입된 2012년(2012년 4월~2013년 3월) 319억원의 순손실을 냈던 현대라이프는 2013년(2013년 4월~12월)에도 315억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지난해에는 871억원으로 적자폭이 늘어났습니다.

위험기준자기자본(RBC) 비율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고 있는데요. 지난해 말 기준 현대라이프의 RBC비율은 151.9%로 생보사 가운데 가장 낮았습니다.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인 150% 보다는 높은 수치지만 업계는 통상 200%를 안정권으로 보고 있어 '안정적'이라고 보기는 힘든 상황이죠.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2011년 당시 녹십자생명을 인수한 뒤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자금을 쏟았고 현대라이프 후순위채 발행물량 또한 총 1600억원에 이르지만 현대라이프의 보험업계 정착은 쉽지 않은 듯합니다.

현대라이프가 생각보다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자 지난해 10월에는 출범 초기부터 현대라이프를 이끈 최진환 전 현대라이프 대표이사 부사장이 자진 사의를 밝히고 보안업체인 ADT캡스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기도 일도 있었는데요.

현대캐피탈 전략기획본부장 출신으로 정 사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지던 최 전 대표가 현대라이프를 떠나자 업계에서는 그 이유를 두고 추측이 난무했습니다.

최 전 대표의 후임으로는 '재무통'으로 불리는 이주혁 현대카드 부사장이 선임돼 현대라이프를 이끌고 있는데요. 현대자동차그룹 내에서 금융전문가로 꼽히는 이 대표가 현대라이프에 자리하자 올해 수익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입니다. 

최근 들어 조금씩 기존과 다른 변화도 보이고 있습니다. 저렴하고 인터넷으로도 가입이 간편한 보험상품에서 벗어나 고액상품인 '현대라이프 VIP정기보험'을 내놓기 시작했는데요. 기존 박리다매형이었던 제로 상품과 달리 계열사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고액 보험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진단됩니다. 

이 대표 취임 후의 이런 변화가 정 사장이 만족할 만한 성적표로 이어질 수 있을지 보험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