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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깨진 데 분노…마당발 '성완종 인맥' 떨고 있나

정치 입문 과정부터 '충청포럼' 통해 친분 쌓아…자민련부터 새누리당까지 화려

이금미 기자 기자  2015.04.13 18: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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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정치권이 긴장상태다. 지금까지는 부메랑 효과로 인식되고 있다.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이명박 정부 시절 자원외교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만큼 친박(親朴·친박근혜)계가 친이(親李·친이명박)계를 옭아매려다 도리어 부메랑을 맞았다는 해석이다.

전·현직 청와대 비서실장 3명을 비롯해 현 정권의 실세들이 줄줄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더욱이 사정 정국의 선봉에 섰던 이완구 국무총리는 리스트의 존재가 드러난 직후부터 계속해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호기롭게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한 달 전 이 총리의 모습과 겹쳐지면서 주류 친박은 수세에 빠진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 일부에서는 성 전 회장이 '마당발 기업인'이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섣부른 관측을 내놓고 있다.

성 전 회장이 충청권을 축 삼아 여야를 넘나들며 교분을 쌓아온 데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19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만큼 지금까지 그가 지목한 친박 정치인들 외에 친이계를 포함한 여권 비주류 비박(非朴·비박근혜)계나 야권 인사들도 의혹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를 뒷받침하듯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 여러 유력 정치인들에게 직접 나서 자신의 구명을 위해 힘써줄 것을 요청했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성 전 회장이 마당발 인맥을 구축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자수성가한 기업가에서 2012년 19대 총선 충남 서산·태안의 자유선진당 소속으로 금배지를 달기까지의 정치 입문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성 전 회장은 지난 2004년 총선에서 자유민주연합(자민련) 비례대표 2번에 배정된 바 있으나 자민련 득표율이 낮아 국회 입성이 좌절됐다. 이에 앞서  2003년 김종필 전 총재가 자민련 총재였을 때 총재특보단장을 지냈다.

그와 충청권 정치인들과의 창구 역할은 '충청포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0년대부터 여기서 활동했다.

성 전 회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이던 2005년과 2007년 두 차례 특별사면을 받기도 했다. 2002년 자민련에 16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로 구속됐다. 특히 '행담도 게이트'라 칭해지던 행담도 개발 비리 사건 때도 '배임증재' 혐의를 받아 기소된 뒤 2007년 12월31일 당시 정권의 마지막 특사로 비공개 사면된 전력도 있다.

자살하기 하루 전 기자회견에서 "나는 MB맨이 아니다"고 부인했으나, 여권 비주류인 친이계와도 관계가 없지 않다.

성 전 회장은 2007년 특별사면되자마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2008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민간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충청 출신 한 정치인은 "지방 기업으로 2조원대 신화를 이룬 고 성 전 회장은 사비를 들여 친분을 쌓은 정치인들의 뒤를 봐준다는 소문도 무성했다"고 제언했다.

여기 더해 "꼭 뭉칫돈을 직접 건넸다기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도왔을 것이고, 산전수전 다 겪은 그가 특히 신뢰 관계가 깨진 데 대해 분노의 기자회견을 연 이유도 이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