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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선 민심 르포④] 광주 서구을, 안방사수 vs 일당독점 타파

정치권 불꽃경쟁 '활활'…민심 현주소 '무관심과 냉소'

김성태 기자 기자  2015.04.10 16: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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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여야가 4·29 재·보궐선거에 사활을 걸고 전면전을 벌이는 중이다. 특히 전통적 야당의 텃밭인 광주 서을과 서울 관악을에서 천정배 후보와 정동영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출마, '일여다야' 대결구도가 이루면서 결과는 안갯속이다.

◆천정배 우세, 새정연 조직동원 파상공세 방어 '관건'

광주 서을의 구도는 무소속 천정배 대 새정치연합 조영택 대결로 압축된 양상이며, 현 정권 심판보다는 문재인 대표 체제에 대한 심판 성격을 띠고 있다. 양자대결 초반 판세는 천 후보 우세 속에 조 후보가 뒤를 바짝 쫓는 양상이다. 재보선 특성상 투표율이 25∼35% 정도로 낮은 점을 감안할 경우 천정배 후보가 조직력을 앞세운 새정연의 파상공세를 어떻게 방어할지가 관건이다.

이에 더해 광주 서을의 경우 '야당 내 야당'으로 과거 '민주당의 무덤'이라는 얘기까지 나온 지역이다.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후보가 연속으로 구청장에 당선 됐었고 통합진보당 출신의 시의원 구의원이 배출됐는가 하면, 지난 총선에서는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가 39%라는 만만치 않은 득표율을 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투표율과 중앙당 차원의 지원 여부가 이번 재보선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9일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김원기·임채정 상임고문 등이 광주를 찾아 전통적인 민주계 표심 결집에 나섰다.

새누리당은 10일 김무성 대표 등 당 지도부가 광주시청 중회의실에서 최고위원회를 갖는 등 '야권 분열'을 틈탄 대대적인 광주 민심 잡기에 나섰다. 광주 최고위원회의에는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과 유승민 원내대표, 원유철 정책위의장, 이군현 사무총장, 노철래 정책위부의장 등 지도부가 대거 참석했다.

◆천정배가 개혁후보 왜?…동교동계 전면 배치 '또 감언이설?'

정치권의 불꽃경쟁은 활활 타오르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민심의 현 주소는 무관심과 냉소가 동반 중이다.

광주지역 재야·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범시민정치위원회시민대책위'가 지난달 17일 천 전 장관을 "기득권정치를 타파하고, 새로운 정치지형을 만들어 정권교체의 희망을 세우는 개혁후보"로 추천하고 나서며 지역의 권력구도 재편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천 후보는 무소속 행보에 대한 부담을 털고, 상승분위기를 탈 수 있는 기회로 해석하고 있다. '시민사회·재야를 대표한 개혁후보'라는 타이틀과 명분이 만들어 졌다는 것.

그러나, 대다수 광주시민들은 천정배가 '시민사회·재야를 대표한 개혁후보'라고 자처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또 '호남정치 개혁'과 '2017년 정권교체'를 출마의 명분으로 제시하며 호남정치 르네상스를 자신이 주도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응은 싸늘하다. 더불어 천정배를 개혁후보로 공언한 '시민단체에 과연 시민이 있냐'는 냉소도 동반 중이다. 아울러, 어떤 시민들에게 의견을 물었냐는 빈축도 비등 중이다.

서구 각화동 농산물 도매시장에서 만난 상인 김태완(남 화정동 50)씨는 "왜 자신만이 광주에서 국회의원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설득력이 약하다. 천정배는 4선 국회의원에 법무부 장관까지 지냈다.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도 지냈다. 개혁후보가 아니라 '올드보이'의 귀환"이라고 꼬집었다.

새정치연합은 동교동계를 전면 배치해 안방사수 작전에 나섰다.

9일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김원기·임채정 상임고문 등이 광주를 찾아 조영택 후보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은 "새정연에게 서운한 점은 많겠지만,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전폭적인 지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특히, 권 고문은 천정배 후보를 겨냥, '당의 배신자'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광주시민들은 동교동계를 앞세운 새정연의 파상공세도 마땅찮게 생각하는 눈치다.

택시기사 조성호(37 남)씨는 "동교동계 사람들이 몰려와 표를 구걸하고 있는데, 텃밭 광주라도 광주만이라도 건졌으면 하는 절박함이 눈에 보인다. 새정연에 대한 반감의 근원은 호남 홀대이며 지속되는 독식행태다. 평상시에 탈 호남을 주장하다 선거철만 되면 뻔질나게 찾아와 고개 숙이고 광주정신이 최고니 떠드는데, 감언이설이다"고 날을 세웠다.

◆천정배 상승세, 압도적인 우위는 '글쎄'…‘부끄러운 진영싸움’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무소속 천정배 후보의 상승세가 도드라지고 있다.

6일 CBS노컷뉴스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천 예비후보가 38.7%의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조영택 예비후보는 29.9%로, 천 예비후보와는 약 9% 차이가 났다.

새누리당 정승 예비후보가 13.5%, 정의당 강은미 예비후보 4.5%, 무소속 조남일 예비후보(옛 통합진보당)가 4.2%로 뒤를 이었다.(유권자 580명 대상. 응답율 2.33%, 신뢰수준 95% 표본오차는 ±4.07%p)

천 후보는 지난 3일 중앙일보가 600명의 서구을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28.7%의 지지도를 얻어 조 예비후보를 약 6% 포인트 차로 앞선 바 있다.

새누리당 정승 예비후보가 13.5%, 정의당 강은미 예비후보 4.5%, 무소속 조남일 예비후보(옛 통합진보당)가 4.2%로 뒤를 이었다.(유권자 600명 대상 유선RDD.  응답률은 18.3%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4%p)

◆후보들이 사활 건 1년짜리 국회의원 선거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두 후보는 이번 선거의 성격을 '심판'이라고 주장한다. 광주시민들은 그들의 심판론에 냉소하고 있다.

그들의 칼끝은 여당과 정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서로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에서 7%이상 천정배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재보선 특성상 일방적이고 압도적인 우위로 보이지 않는 것이 현재 판세이다.

또, 분열된 야권이 서로를 향해 독설을 내뿜으며 고통받는 서민·중산층의 편에 서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부끄러운 진영싸움'으로 보고 있는 것이 민심의 현 주소다. 최종 결전을 앞둔 광주 서구을 민심이 어느 방향으로 흐를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