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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허태열에 돈 줬다…검찰이 딜 제안" 성완종 후폭풍

북한산서 극단적 선택하기 직전 폭로

이금미 기자 기자  2015.04.10 09:4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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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새누리당 전 의원)이 지난 9일 북한산에서 목을 매 숨지기 직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정부 실세들에게 거액의 금품을 건넸다고 폭로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성 전 회장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미화 10만달러를 건넸고,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허태열 전 비서실장(당시 캠프 직능총괄본부장)에게 현금 7억원을 전달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성 전 회장은 지난 9일 서울 청담동 자택을 나온 직후인 오전 6시부터 50분간 경향신문과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 불참한 성 전 회장은 오후 332분경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향신문 보도 따르면 성 전 회장은 김 전 실장이 20069월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독일 방문 시 10만달러를 바꿔서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전달했다. 당시 김 전 실장의 수행비서도 함께 있었다.

또한 2007년 당시 허 전 실장을 강남 리베라호텔에서 만나 7억원을 서너 차례 나눠서 현금으로 전달했다. 돈은 심부름한 사람이 갖고 가고 성 전 회장이 직접 줬다는 것이다.

성 전 회장은 "기업 하는 사람이 권력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이 말하면 무시할 수 없어 많이 했다"고 밝혔다. 또 "적은 돈도 아닌데 갖다 주면서 내가 그렇게 할(먼저 주겠다고 할) 사람이 어딨나"라고 말했다.

앞서 성 전 회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도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허태열 의원 소개로 박근혜 후보를 만났고, 그 뒤 박 후보 당선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청와대와 총리실에서 (검찰 수사를) 주도하고 있는 것 아니냐. 의리나 신뢰 속에서 (박근혜) 정권 창출에 참여했었다"며 친박계 핵심 인사들을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성 전 회장은 또 검찰이 딜을 요구했다고 밝히고, 무리한 수사에 대해서도 억울함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검찰이) 자원 쪽을 뒤지다 없으면 그만둬야지, 제 마누라와 아들, 오만 것까지 다 뒤져서 가지치기 해봐도 또 없으니까 또 1조원 분식 얘기를 했다"며 "(검찰이) 저거(이명박 정권의 자원외교)랑 제 것(배임·횡령 혐의)을 '딜'하라고 그러는데, 내가 딜할 게 있어야지"라고 자신을 둘러싼 비리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성 전 회장은 9500억원의 분식회계와 회사 돈 21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였다.

성 전 회장은 "내 하나가 희생됨으로 해서 다른 사람이 더 희생되지 않도록 하려고 말한다"며 "맑은 사회를 앞장서 만들어주시고 꼭 좀 보도해달라"고도 말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 전 실장과 허 전 실장은 성 전 회장의 유고와 다름없는 이 같은 인터뷰 내용에 대해 "그런 일 없다. 모른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