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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제이스CC, 골프장 내 송전탑 설치 마찰 '팽팽'

선보상이냐 후보상이냐 보상폭 놓고 옥신각신…"근로자 생계" vs "공익 전력"

이보배 기자 기자  2015.04.09 17:2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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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국전력 대구경북건설지사(이하 한전)와 제이크컨트리클럽(이하 제이스CC)이 골프장 내 송전탑 설치 공사를 이유로 마찰을 빚고 있다. 제이스CC 측은 영업 차질과 직원들의 생계를 우려하며 공사를 반대하고 있고, 한전 측은 구미 산업공단의 전력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송전탑 교체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한전은 지난 2014년 12월부터 2015년 2월까지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제이스CC 측에 발송했다.

이와 관련 제이스CC 측은 해당 공사에는 300톤 중량의 크레인과 포크레인, 덤프트럭, 레미콘트럭 등 중장비가 동원되는데 이로 인해 카트 이동로가 파손될 수 있고, 공사로 인한 소임 및 중장비 위험 등으로 사실상 골프장 영업이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이스CC 측이 공사를 반대하는 이유는 또 있다. 골프장 영업 중단으로 인한 영업 손실도 문제지만 공사 기간 중 영업을 하지 못하게 되면 제이스CC에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계약직 포함) 300여명의 생계가 당장 큰 문제라는 설명이다.

제이스CC 측의 반발과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 협의로 인해, 지난해 12월 시작할 예정이었던 공사는 현재까지 지연되고 있으며, 양측의 입장 또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결국 한전 측은 지난 3월5일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민사부에 지위보정가처분신청을 통해 법적조치를 강행했고, 지난 3일 예정이었던 1차 심문기일은 오는 5월15일로 미뤄진 상태다.

김진혁 제이스CC 비상대책위원장은 "이후 한전 측이 보내준 공사계획표에는 4월부터 6월초까지가 공사 기간으로 잡혀있다. 이 시기는 골프장 성수기 시즌이다. 이때 장사해서 일년 먹고 사는데 한전 측은 몇 홀 빼고 영업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로 인한 골프장 영업에 막대한 피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영업피해 보상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한전 측은 손실비용을 먼저 산출할 수 없으니 후보상을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그 범위가 정확하지 않고, 영업정지로 인한 직원들의 생계부담도 청구 가능한지 구체적인 보상안이 나온 게 없다"고 강조했다.

답답하기는 한전 측도 마찬가지다. 한전 측 관계자는 "제이스CC 측에서 선보상을 요구하는데 공사를 진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손실금액이 얼마인지 알 수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전문기관에 용역 발주해서 손실보상 평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보상하겠다는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다. 손실금액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정확한 금액을 정하지 않은 것뿐인데 구체적인 보상안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입로 역시 제이스CC 측이 원하는 대로 이행할 자세가 되어 있고, 영업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새벽 작업을 원한다면 새벽에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한전 측에 따르면 송전탑은 골프를 치는데 방해되는 공간이 아니라 골프장 내 언덕에 이미 설치된 송전탑을 철거하고 새로운 송전탑을 설치한다. 기초작업을 위해 포크레인 등 장비가 한번 들어가면 영업에 방해 되도록 계속 들락거리는 게 아니라 한번만 움직이면 그 자리에서 작업이 진행된다는 주장이다. 영업이 전면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것.

특히, 한전 측 관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제이스CC 측과 협의를 시작했고, 골프 비수기가 12월부터 1월이라는 말에 처음 공문을 그 기간으로 보낸 것이다"며 "제이스CC 측의 반발로 공사가 지금까지 지연되고 있어 지위보정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여기서 승소하더라도 지위에 대한 법적 효력만 갖고 제이스CC가 가장 손해를 적게 보는 12월에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전 측은 제이스CC 측의 승낙만 있다면 지금이라도 가처분신청을 철회하고 공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제이스CC 측의 반발이 거센 만큼 심문기일인 5월15일까지 양측의 대립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