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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개명, 첩이 본처 내쫓는 꼴…"사지선다형 점찍어"

박대성 기자 기자  2015.04.08 17: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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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남 순천시가 십수년간 사용해 왔던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의 명칭을 '순천만자연습지'로 변경할 것을 예고해 졸속 논란을 부르고 있다.

순천시는 8일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의 명칭을 '순천만자연습지'로의 변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앞서 순천시는 지난달 11일부터 20일까지 4가지 명칭안을 놓고 홈페이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모자 400여명 가운데 가장 많은 국민이 '순천만자연습지'를 꼽았다는 것이 개명 사유다.

순천시가 명칭 변경안의 예시로 꼽은 4가지 명칭은 △순천만자연습지 27% △순천만습지 24% △순천만(灣) 24% △순천만자연생태공원(존치) 15% △기타 순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순천시가 명칭을 공모하면서 '4개안'에 한정해 공모하는 바람에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는 지적을 받는다.

일 예로, '순천만생태습지' 또는 '순천만갯벌습지', '람사르순천만습지' 등 갯벌습지 고유의 특징이 담긴 명칭안이 설문예시에 누락된 점은 아쉽다는 지적이다.

순천시는 앞서 '2013순천만정원박람회장'의 사후명칭을 '순천만정원'으로 지었지만, 외지 관광객들은 인공정원인 '순천만정원'과 자연상태의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을 구분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또한 순천만자연생태공원 내 '순천만자연생태관'과 순천만정원 내 '국제습지센터'도 정체성에 혼란이 빚어지는 대표적인 이름으로 지목된다.

이 때문에 오랫동안 불러온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의 이름을 바꾸는 것보다는 '순천만정원'을 먼저 개명하는 것이 낫다는 반응도 쏟아지고 있다.

개명혼선에 대해 일각에서는 "첩(妾)이 본처를 내쫓는 꼴"이라는 혹평도 내놓고 있다.

여수시민 정모씨(32)는 "네비게이션에 '순천만'을 찍으면 순천만정원과 순천만생태공원, 순천만 음식점, 순천만 숙박업소 등이 혼재 안내돼 헷갈린다"며 "순천만정원과 순천만자연생태공원과의 거리가 직선으로 4.6km나 떨어진 곳인줄 미처 몰랐다"고 짚었다.

게다가 순천시 직제 부서명칭도 '순천만기획과', '순천만보전과', '정원관리과', '정원산업과'로 나뉘어져 있어 이 역시 민원인들이 적정부서 찾기에 애를 먹는다는 후문이다.

순천시는 이번 명칭변경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순천시 생태위원회와 시정조정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해 조례개정 등의 절차를 거쳐 명칭변경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기정 순천만보전과장은 이에 대해 "아직 최종 결정된 명칭이 아니며 좀 더 의견수렴을 거쳐 연말 안에 명칭변경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