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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빛의 반사와 섬유색 상관관계

이보배 기자 기자  2015.04.08 17: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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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2월 파검이냐 흰금이냐 색상 논란을 일으켰던 원피스 기억하시나요? 한 장의 원피스 사진은 보는 사람마다 대답하는 색상이 달라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논란이 확산되자 미국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는 투표를 실시했고, 100만명이 넘는 사람이 참여했는데요. 그 중 72%는 '흰금', 28%는 '파검'으로 보인다고 답했습니다.

국내 네티즌도 '파검파'와 '흰금파'가 팽팽히 맞섰는데요. 사진 전문 프로그램 '포토샵' 제작 업체인 어도비는 색을 컬러 스포이드로 찍은 이미지를 공개했습니다. 원피스의 진짜 색은 파랑과 검정이라면서 말이죠.

실제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원피스는 파란색과 검정색이었습니다. '흰금' 원피스는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입니다. 논란의 여파가 커지자 원피스 제작 업체는 '흰금' 드레스를 한정판으로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같은 원피스를 두고 사람마다 다른 색으로 인지했던 이유는 망막의 예민도에 따라 빛에 의한 색을 주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망막이 예민한 사람은 파검으로 보이고, 망막이 둔한 사람은 흰금으로 보인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제 주변에서도 미술을 전공했거나 관련 직종에 있는 지인들은 '파검'이라고 대답했으니 아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결국 우리가 느끼는 색이란 빛의 어떤 파장이 어느 정도의 비율로 반사되는 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며, 색을 본다는 것은 반사된 빛의 파장을 느끼는 것이란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이와 관련 빛의 반사를 이용한 섬유의 색 발현에 대해 이야기 하려 하는데요.

먼저 빛의 반사성질은 섬유의 광택을 조절하는 데 사용되기도 합니다. 원사의 단면이 삼각형일 경우 원형 단면일 경우보다 빛이 거울반사 되는 양이 많이 더 많은 광택 효과를 얻을 수 있죠.

반대로 빛의 반사를 막아 섬유의 색을 진하게 하기도 하는데요. 활성탄 등과 같이 미세한 구멍이 있는 물질을 원사에 넣어 원단을 제작할 경우, 안으로 들어간 빛이 구멍에 갇혀 나오지 못해 반사되는 빛의 양이 적어져 섬유가 어두운 색으로 보이게 됩니다.

또 빛의 굴절률 차이를 유도해 섬유의 색을 연하게 하기도 합니다. 섬유 내부에 이산화티타늄이 있으면 그 함량에 따라 분산되는 빛의 양이 달라지는데, 이산화티타늄 함량이 많을수록 섬유 내부로 들어간 빛이 난반사되기 때문에 광택이 줄어들고 색상이 파스텔 톤으로 연하게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빛의 간섭현상을 이용한 광발색 섬유를 들 수 있습니다. 광발색 섬유는 구조발색섬유라고도 불리는데요. 염료나 안료와 같은 색을 띄는 물질로 염색을 해 색을 띄는 것이 아니라 섬유의 구조적·광학적 설계에 의한 빛의 간섭현상을 이용해 색을 발현시키는 특징이 있습니다.

광발색 섬유는 몰포나비라는 나비의 생체모방 기술을 통해 그 발색원리를 기초로 고안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몰포나비는 브라질, 페루, 멕시코 등 남미 아마존 유역과 비국 플로리다 연안에 서식하는 나비로, 파란색 금속광택이 유명하지만 몰포나비의 날개에는 파란색소가 전혀 없습니다.

다만 날개의 표면구조로 인해 파란색 파장의 빛만 반사함으로써 그렇게 보일 뿐인데요. 이는 볼포나비의 날개 구조가 마치 벽돌을 쌓은 것처럼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는 기하학적인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런 특이한 구조가 빛의 굴절률을 다르게 해 특정한 파장의 빛만 반사시키고 나머지는 흡수하는 것이죠. 광발색 섬유는 이러한 몰포나비의 구조에서 착안해 굴절률이 다른 2종의 고분자 박막 수십 층을 교대로 쌓아 빛의 박막간섭현상에 의해 색을 냅니다.

박막간섭현상이란 막의 두께가 빛의 파장 값의 몇 배 이내일 경우 관찰되는 것으로 유사한 현상으로는 유리에 투명한 코팅을 한 경우나, 물 위에 덮인 얇은 기름막에 의해 무지개 색이 관찰되는 경우 등이 있습니다.

광발색 섬유의 특징은 광원색과 유사하기 때문에 맑고 투명한 색감의 금속 질감을 발현할 수 있고, 복합발색 설계가 가능하다는 데 있습니다. 또 안료나 염료로 염색 후 폐수를 처리해야 하는 문제가 없고,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어 환경 친화적입니다.

나아가 최근 북극곰의 털이 흰색이 아니라 갈색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러한 빛의 반사를 이용한 색의 발현원리는 햇빛이 비쳐도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는 반사형 디스플레이에 응용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