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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인수전, 원주인 VS 새주인 '기싸움 팽팽'

2파전 압축, 채권단 의중과 자금력 동원 최대치 변수

김성태 기자 기자  2015.04.07 17:5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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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금호산업 새주인이 내달 초께 결정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인수전은 사실상 금호아시아나그룹과 호반건설 2파전으로 압축된 상황이다.

특히, 최종 승자를 가늠할 수 있는 조건은 채권단의 의중과 자금력 동원의 최대치가 변수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채권단이 매물 금호산업을 최대한 높은 가격에 파는 것이 목표임을 가정할 때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은 사재 출연과 계열사의 자금을 얼마나 더 끌어오느냐가 관건으로 분석된다. 다만, 현재 박 회장이 채권단 보유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어 유리한 입장이다.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박삼구 회장이 인수의향기업이 내놓은 인수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 경영권을 되찾을 수 있게 된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선출 이후 "금호산업 인수는 호반건설 단독으로 가능하다. 현금 동원력이 충분하다"며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특히 김 회장은 지난달 25일 대한상의 의원 총회에 참석 기자들과 만나 "금호산업 인수를 위한 채권단 가이드라인 금액은 1조원이 약간 되지 않는 정도로 알고 있다"며 "호반건설의 자기자본이 2조원이 넘어 충분히 1조원을 동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지역사회와 재계는 향토기업 간 '출혈경쟁'을 우려하는 동시에 충분한 자금력을 확보했다는 호반건설의 최근 행보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김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에 "1조원 이상의 실탄을 준비할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입찰을 따낸 호남대 쌍촌캠퍼스 본 계약을 3개월째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1조원 이상 장담 호반건설, 실탄은?

호남대에 따르면 호반건설이 계열사인 티에스리빙㈜을 통해 지난 1월7일 광주시 서구 쌍촌캠퍼스 등 2건의 부동산 매각 입찰에서 1615억원을 써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으나 3개월이 다 되도록 본 계약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호반건설이 이처럼 본 계약에 뜸을 들이는 것은 금호산업 인수전에 대비해 실탄을 아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금호산업 인수 후 유동성 문제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호반건설이 본 계약을 체결할 만큼 사정이 좋지 않다는 주장이 불거진다. 해당 토지의 용적률이 200% 정도에 불과한데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교육 여건은 분양에 있어 '독'이 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다만, 계약서상에는 쌍방 간 조건을 조율하며 본 계약이 다소 늦어질 수 있는 조항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고, 호반 측은 조만간 본 계약에 나설 뜻을 밝혔다는 전언이 있다.

◆"지역기업 간 과열양상, 5000억원이 1조원으로 치솟아"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지역 기업들의 과열 양상은 지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대표기업을 사모펀드의 먹잇감으로 전락시킬 수 있다"고 짚었다.

덧붙여 "무리한 사업 인수 추진으로 지역 자본의 과도한 역외 유출을 초래할 수 있다는 문제점도 고려해야 하며, 주력 분야가 아닌 사업에 대해 인수합병을 함으로써 사업이 어려워질 경우 자신들의 욕심 탓에 지역경제에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상기시켰다.

김기홍 광주경실련 정책위원장은 단체 성명에 대해 "인수금액이 1조원대까지 치솟자 지역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논평했다.

그는 "최대 5000억원 정도로 추산되던 금호산업이 순식간에 1조원까지 치솟았는데도 누구도 이를 말리지 않고 있다"면서 "더욱이 경쟁을 하고 있는 기업이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데도 아무도 나서서 이를 중재하지 않는다"고 논평을 낸 배경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호반건설 김상열 회장이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이라는 점"이라며 "김 회장이 자신의 기업을 키우는 것은 말릴 수 없지만 공인으로서 지역 경제를 흔들리게 하는 인수전에서 연일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별로 좋은 모양새는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금호산업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과 크레디트스위스는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5곳을 대상으로 오는 10일 실사를 마감하고 28일 오후 3시까지 본 입찰 접수를 해달라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본 입찰 검토가 마무리되는 5월 초께 금호산업 주인이 결정된다. 인수전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을 비롯해 호반건설 등 5곳이 참여 중이다.

한편 광주시와 시민단체, 지역재계는 이번 인수전이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데 일조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제안서를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