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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박지원 재보선 지원 갈등 '극적 봉합'

권노갑 회동 불발 뒤 양측 물밑 작업 나서 만남 성사…이희호 여사 '선당후사' 강조 후문

이금미 기자 기자  2015.04.06 08: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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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4·29 재보궐선거 지원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동교동계가 5일 극적으로 봉합 국면을 맞았다.

문 대표와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의 이날 오전 회동은 불발됐지만, 2·8 전당대회 때 문 대표와 격돌했던 박지원 의원이 이날 오후 화해 제스처를 보이면서다.

문 대표와 권 고문의 회동은 약속 시간 40분을 앞둔 오전 8시 20분경 돌연 취소되면서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했다.

당 차원에선 단순한 일정 재조정의 여지를 남겨뒀고, 권 고문 측도 "선거 지원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친노(親친노무현)와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한 비노(非盧·비노무현) 간 갈등이 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또 정동영·천정배 전 의원의 이번 재보선 출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 대표가 호남과 민주계를 상징하는 동교동계 끌어안기를 통해 전통적 지지층을 견인하겠다고 세운 선거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고조됐다. 더불어 문 대표의 리더십도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상황은 이날 오후 반전됐다. 문 대표와 박 의원이 여의도 한 식당에서 만나 지난 전당대회 앙금을 씻어낸 것.

박 의원은 문 대표의 협조 요청에 "권 고문 등 몇 분들과 협의해 국민을 보고 명분있는 선당후사의 자세로 정리해 연락하겠다"며 일단 화답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두 분은 오후 6시 40분부터 8시 20분까지 긴밀한 의견을 나눴다"며 "이야기가 잘 됐고, 그간의 오해도 다 풀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단독 회동은 지난 2월 13일 이후 처음이다. 박 의원이 조건을 달아 문 대표의 요청을 수락했지만, 권 고문이 선거 지원을 재확인한 만큼 조만간 재보선 현장에서 박 의원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와 관련, 권 고문과 박 의원은 6일 선거 지원의 구체적 방향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며, 권 고문은 7일 현충원에서 열리는 동교동계 인사들의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 참배 모임에서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전언이 있다.

이 과정에서 김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의 숨은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여사가 동교동계 인사 60여명이 권 고문의 선거 지원을 반대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지난 3일 권 고문 등 동교동계 인사들을 모아 "동교동계가 마치 분열된 것처럼 보이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라며 '선당후사'를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이후 양측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재보선이 치러지는 관악을 호남향우회 등을 통한 물밑 작업에 나섰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