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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검증대 오른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기업금융 그룹장 내정 두고 노조, 철회 요구

나원재 기자 기자  2015.04.02 17: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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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의 리더십이 도마에 올랐다.

은행은 지난 1일 신임 기업금융 그룹장에 유명순 수석부행장을, 신임 소비자금융 그룹장에 브렌단 카니(Brendan Carney) 수석부행장을 각각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같은 날 씨티은행 노동조합은 박 은행장의 리더십에 유감을 표하며,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고 일갈했다. 노조는 박 은행장의 기업그룹장 내정 철회를 요구하며 은행장 항의 방문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유 수석부행장은 2013년 '디지텍 대출사기' 이후 은행 손실 책임을 회피하고자 JP모건으로 도망갔던 인물이다.

당시 코스닥 상장사로, 스마트폰 터치스크린 등을 만들어 삼성전자 중국법인 등에 납품한 디지텍시스템스는 실적을 위조한 후 조작된 해외매출채권을 씨티은행에 넘겨 180억원대 대출 사기를 한 혐의를 받았다. 디지텍시스템스는 이와 별도로 국내은행에서 약 1000억원의 추가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문제는 박진회 은행장과 유 수석부행장이 '디지텍 대출사기' 사건 때 매출채권 담당자란 점이다. 유 수석부행장은 박 은행장이 기업금융그룹 담당 시절 부하직원으로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다

유 수석부행장은 지난해 3월 씨티은행을 떠나 4월 JP모간체이스은행 서울지점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1년 만에 복귀한 셈이다.

노조는 이와 함께 지난해 노조 문제제기로 한국씨티은행을 퇴사한 소비자금융 총 책임자 조엘 뒤를 한국 정서와 현실을 모르는 브렌단 카니라는 외국인이 또 다시 들어와 우려스럽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상황은 이렇지만, 은행은 유 수석부행장에 대해 "기업금융 전반에 걸친 비즈니스 경험과 리스크관리 역량을 갖췄고, 여성 금융인으로서 많은 여직원들의 역할모델이 될 것"이라며 선임 이유를 밝혔다.

은행은 또, 유 수석부행장이 지난 1987년 씨티은행에 입행 후 대기업리스크부장, 다국적기업금융본부장 및 기업금융상품본부 부행장을 역임했고, 최근까지 JP모건 은행 서울지점 기업금융 총괄책임자를 맡는 등 지난 28년간 기업금융 분야서 풍부한 경력을 쌓았다고 부연했다.

브렌단 카니 수석부행장에 대한 은행의 믿음도 굳건하다. 은행은 브렌단 카니가 지난 2002년 씨티에 합류해 씨티 포르투갈 소비자금융 비즈니스를 이끌었고, 이후 2010년 3월 씨티 벨기에에서 소비자금융 비즈니스 CEO를 역임했다고 밝혔다.

이후 2011년 2월 씨티 벨기에 총괄 책임자에 임명된 브렌단 카니는 소비자금융 및 기관 비즈니스를 포함한 씨티 벨기에의 전반적인 경영을 관장한 바 있다.

이런 그는 지난 3년간 폴란드에서 소비자금융 비즈니스를 총괄했고, 기간 중 디지털화에 있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 보다 앞선 영업 네 트워크 시스템을 갖추는 등 괄목할만한 고객 경험을 구축한 공로를 인정받아 씨티 최고의 영예 '프로그레스 어워드(Progress Awards)'를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노조 관계자는 "박진회 은행장의 리더십이 여기까지 밖에 되지 않아 실망스럽다"며 "은행장실 앞 농성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투쟁을 준비하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