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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콜라독립, 10년만의 화려한 부활

이보배 기자 기자  2015.03.31 13:3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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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제가 사는 노량진에는 다양한 먹거리가 참 많습니다. 언제부턴가 노량진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은 컵밥은 이미 널리 알려졌고, 만원짜리 한 장이면 너댓 가지 맛좋은 길거리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주말이면 노량진 거리는 넘치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그 중 노량진 H마트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세계과자마트(?)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데요. 인근 다른 동네에서도 원정을 와 쇼핑할 정도 입니다. 저렴한 가격도 가격이지만 다양한 종류의 과자와 음료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합니다.

저 또한 일주일에 한 번은 H마트에 들르는데요. 최근 식음료 코너 앞에 섰다가 반가운 음료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사진 속 815콜라인데요. 혹시 기억하시는 분 있으신가요?

815콜라는 1998년 시장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외환위기를 겪는 소비자들에게 애국심 마케팅을 펼치며 화제를 모았는데요. 일제치하에서 해방된 광복절을 상징하는 숫자를 브랜드로 사용해 외국산 콜라가 점령한 대한민국 콜라시장을 해방시키겠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당시 815콜라는 IMF로 인해 고취된 전국민적 애국심을 바탕으로 시장 진입 첫해 1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약진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IMF 체제로부터 탈출하자 소비자들의 애국정서는 시들해졌고, 급기야 2003년 815콜라의 시장점유율은 3%로 추락했습니다.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매출은 급격히 감소했고, 제조사와 유통사가 잇따라 부도나면서 815콜라도 자취를 감추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사라진 815콜라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인데요. 10년 전 판매가 중단된 제품의 제고가 다시 나왔을 리도 없고, 어찌된 영문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알고 보니 시장에서 사라졌던 815콜라가 지난해 10년만에 부활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815콜라를 부활시키자며 3개 업체가 의기투합한 것인데요.

편의점에 음료 제품을 납품하는 중소업체 프로엠이 판매와 마케팅을 맡았고, 음료 제조업체인 오케이에프와 대구경북능금농협이 제조를 맡았습니다.

이와 관련 윤정현 프로엠 사장은 지난해 6월 815콜라를 부활시키면서 "시장에서 사라졌지만 우리 손으로 만든 콜라 음료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815콜라의 브랜드 판권을 가진 동부팜가야를 찾아가 설득했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과거 815콜라의 유통법인이었던 동부팜가야로부터 라이선스를 임대받아 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OEM)을 통해 생산한다는 설명입니다.

815콜라를 본 김에 구입해 맛을 봤는데요. 과거 815콜라는 청량감보다 단맛이 강했던 기억이 있었는데 이번에 맛본 815콜라는 청량감이 목 끝을 자극했습니다.

실제 815콜라의 부활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바로 '맛'이라고 합니다. 음료를 개방하고도 탄산이 천천히 빠지도록 탄산량을 코카콜라보다 6~7% 더 넣었다고 하네요.

또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는 만큼 과거 저가 정책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10년만에 부활을 꿈꾸는 815콜라, 이번에는 국민들의 곁에 오래 머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