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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충한 철강업계, 현대제철 나 홀로 '맑음'

현대하이스코 합병설 훈풍 타고 업계 1위 포스코 맹추격

이보배 기자 기자  2015.03.30 16: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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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와 합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대제철은 지난 27일 이와 관련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합병 등에 대해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이 이르면 내달 현대하이스코를 흡수·합병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해부터 계속 몸집을 불려온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와 합병하면 해외 판매망을 강화할 수 있고, 양사로 이원화된 공정을 합하면 경영 효율성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 2013년 말 현대하이스코로부터 냉연사업부문을 합병하고, 지난해 10월 동부특수강을 인수했다. 올해는 선박용 엔진과 석유화학 설비용 단조부품을 생산하는 SPP율촌에너지도 사들였다. 현대제철의 현대하이스코 합병설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업계에서는 양사 합병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으며, 내달 중으로 긴급이사회를 소집, 현대제철의 현대하이스코에 대한 흡수합병 안건을 승인하고 임시 주총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으로 관측 중이다. 

양사가 실제로 합병하게 될 경우 매출 20조원 규모의 대형 철강기업이 탄생한다. 지난해 현대제철은 연결기준 매출 16조7624억원, 영업이익 1조4911억원을 달성했다. 현대하이스코는 매출 4조2143억원, 영업이익 3516억원을 기록했고 각사 실적을 합치면 합병 법인 매출은 21조원, 영업이익은 1조8500억원에 이른다.

양사의 시가총액은 각각 8조5000억원, 1조3000억원대로 10조원에 육박해 향후 국내 철강업계는 현대제철과 포스코 양강 구도에 맞춰 재편될 전망이다.

잇따른 인수합병 전략이 성공을 거둬 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현대제철은 일관제철소 사업을 안착시킨 뒤 포스코를 넘어 글로벌 철강사로 성장하려는 포부도 갖고 있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2006년 31위에 머물던 현대제철은 2010년 일관제철사업을 시작하며 20위로 뛰어 올랐고, 3고로가 본격 가동된 2013년 이후에는 세계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자체 투자만으로 조강생산능력 세계 10위권을 눈앞에 둔 현대제철이지만 경쟁사인 포스코는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시가총액 22조1890억원, 매출 65조원 규모의 포스코는 세계적인 철강전문 분석기관인 WSD(World Steel Dynamics)가 평가하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에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5년 연속 세계 1위에 올랐다.

WSD는 전 세계 36개 철강사를 대상으로 생산규모와 수익성, 기술혁신, 가격결정력, 원가절감, 재무건전성, 원료확보 등 총 23개 항목에 걸쳐 순위를 선정하고 있다.

다만, 포스코건설에서 시작된 검찰 수사가 포스코그룹 전체로 확대된 현재 포스코가 주요사업 및 투자집행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는 만큼 이 시기를 적절히 이용한다면 승산은 있다.

경쟁사가 주춤거리는 시점이 오너경쟁체제를 확실히 구축해 공격적인 경영전략에 집중할 수 있는 적기인 셈이다.

실제 포스코건설의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조만간 정동화 전 부회장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며 앞서 정 전 부회장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는 정 전 부회장 주변 인물들을 차례차례 소환 조사하면서 정 전 부회장의 자택에서 확보한 압수물들을 분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뇌부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압박하고 있는 것.

나아가 검찰은 지난 28일 업계 3위인 동국제강 본사와 장세주 회장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장 회장은 해외에서 철 스크랩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리고, 이 중 일부로 해외 원정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철강업계 맏형인 포스코에 이어 3위인 동국제강까지 검찰수사를 받게 되면서 철강업계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나 홀로 '미소' 짓는 현대제철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