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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의 스포츠세상] '스포츠 자선행사' 본질적으로 접근하기

김재현 칼럼니스트 기자  2015.03.27 18:3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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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역도 여왕' 장미란, '코리안특급' 박찬호, '양신' 양준혁 등. 자신의 스포츠 분야에서 전설이 된 선수들 중 상당수는 은퇴 후 사회공헌 차원으로 재단을 설립해 유망주 양성이나 기부 행사를 행하고 있다.

양준혁은 은퇴 후 양준혁야구재단을 설립하고 멘토리야구단과 협약을 맺어 다문화가정 자녀, 지역아동센터 아동 및 유소년 유망주들을 키워내고 있다. 양준혁재단은 매년 12월 현역 및 은퇴 레전드 선수들이 참여하는 '희망더하기 자선 야구대회' 개최하고, 자선경기, 장학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며 스포츠 자선행사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이런 행사의 저변이 보다 더 확대되려면 스포츠스타나 유명스타들뿐 아니라 각종 스포츠단체나 기업, 미디어 등도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기업이 참여하는 스포츠 관련 기부 행사들을 보면, 행사를 단순 광고효과의 도구로만 활용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고, 언론도 스포츠 발전을 위한 진정성보다 '스포츠스타 누가 참여했다'는 부분만 부각시키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다.  

하지만 이런 기부 행사들을 유치하고 지속하기 위해서는 행사의 본질적인 부분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 행사가 가진 진정성 있는 메시지가 잘 전달된다면 팬들이나 기업 관계자들의 참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필자는 서울특별시사격연맹 회장을 맡고 있다. 한 자리에 모시기 힘든 여러 분야의 유명인사 50인을 초청해, 얼마 전 사격대회를 열었다. 과연 이분들이 사격을 좋아할지 고민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한 분 한 분 모두 사격에 몰입하며 대회에 임했고, 이 대회를 계기로 사격에 대한 관심이 커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행사들이 단발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선수들에게 행사 후원금을 전달하고, 이런 취지의 본뜻이 세상을 통해 잘 알려진다면 스포츠 육성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필자는 대한장애인스키학교 부교장 직도 맡고 있는데, 장애인 선수들의 스키 장비 구입을 위해 바자회 아이디어를 짜고 있다. 바자회를 통해 후원 수익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장애인스키학교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부 행사의 취지와 후속 영향을 충분히 검토한 후 진행하게 되는 이 행사가 스포츠 기부 문화의 모범 사례로 자리 잡아 다양한 종목으로 확대되길 희망한다. 여기에 멈추지 않고, 스포츠를 통한 전문적 기부행사를 다루는 에이전시가 활동할 수 있는 여지도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부행사 중 바자회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는 교감의 장소다. 감사한 마음으로 파는 사람, 소중한 마음으로 구매하는 사람, 뜻을 같이하는 사람 등이 한자리에 함께하기에 이런 아름다운 행사가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행사의 본질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치밀한 전략이 수립돼야 하고, 다각도의 홍보 활동도 병행돼야 한다. 진정성 있고 실효성 있는 행사가 돼야 언론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것이고, 이로 인해 행사의 본 뜻이 사회 곳곳에 전파될 수 있을 것이다.

김재현 칼럼니스트 / 체육학 박사 / 국립 서울과학기술대 스포츠과학과 명예교수 / 저서 <스포츠마케터를 꿈꾸는 당신에게> <기록으로 보는 한국 축구 70년사>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