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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주총 "주주가치 극대화 노력할 터"

나원재 기자 기자  2015.03.27 17: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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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직원들이 감내할 수 있는 압박의 크기가 지배구조에서 출발한 건 아닌지 걱정이 떠나지 않습니다."

훈훈했던 주주총회장 공기의 흐름이 한 순간 싸늘히 변하고 말았다. 여기저기서 "몇 주를 가지고 있길래 그런 발언을 하냐, 조용히 좀 해 달라"는 가시 돋친 견제성 발언이 바로 뒤따랐다.

27일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제7기 KB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서 깜짝 발언은 그렇게 잇달아 터지고 말았다. 지난해 실적과 이익배당 승인의 건은 원안대로 잘 통과됐지만, 같은 해 'KB 사태' 때문인지 잘 통과될 듯 보였던 사외이사 선임의 건에서 결국 주주의 불만은 새나왔다.

그들의 발언은 사외이사 선임 건으로 이는 자회사 문제로 비화될 수 있고, 이는 KB금융의 신뢰회복과 직결된다는 게 주요 골자다.

◆일부 직원 "직원 1/3 밥값 못한다는 얘기 들었다"
 
자신을 KB금융그룹 우리사주조합장이자 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으로 밝힌 주주 손경욱씨는 이날 윤종규 KB금융 회장을 바라보며 "회장이 지역본부 간담회에서 '직원 1/3은 밥값을 못하고 있다'는 얘기를 했다고 일부 직원에게 들었다"며 "발언의 진원을 떠나 실적 압박이 심해졌다는 얘기를 들어 아쉽다"고 꼬집었다.

손 조합장은 이어 "극심한 경쟁 속에서 애사심은 예전 얘기가 돼버렸고, 여직원이 승진 대신 희망퇴직을 왜 원하는지 회장께서 살펴달라"고 언급했다.

사외이사 선임에 관한 건에서도 그의 불만은 묻어났다. 손 조합장은 "소액주주들이 자유롭게 사외이사를 추천한 것은 긍정적이고, 전통으로 남길 바란다"며 "다만, 일부 이해관계 때문에 선임된 게 아니냐는 의심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손 조합장은 같은 맥락으로 계열사 이사회도 꼬집었다. 100% 자회사라는 이유로 추천 등이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다는 얘기다. 그는 "직원들이 감내할 수 있는 압박의 크기가 지배구조에서 출발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윤 회장은 "우리사주는 직원과 주주의 성격이 있다.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많이 노력했고, 많은 부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며 "가야할 길은 여전하지만, 투명성과 객관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이해시켰다.

그는 "균형을 이루면서 주주가치 극대화 방법 등을 고민하면서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를 참고해 가능한 좋은 분들을 모시겠다"고 말했다.

◆CEO 승계 프로그램 확립 중요, 새로운 이사회 몫

이후 분위기는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말은 금세 이어졌다. "기업기배구조의 핵심은 CEO를 어떻게 선임하고, 승계를 이뤄내는 데 있다"고 말한 또 다른 주주 한 명은 "일반적인 원칙과 절차는 이사회가 주최가 돼 CEO 승계 프로그램 확립하는 것이다"고 운을 뗐다.

그는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는데, 새로 이사회 구성됐지만, 바로 직전 이사회는 CEO 승계 프로그램 완수 못했다"며 "CEO 연임 우선권 부여 이슈를 규정화 한 데에 대해 과거 이사회가 합의를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 CEO가 만족스러운 성과 못 냈을 때 이사회는 CEO 교체 결정하고, 그간 발굴해온 후보군에서 검증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며 "새로운 이사회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CEO 프로그램이다"고 밝혔다.

그는 주주로써 발언을 이어간다면서 "윤 회장이 지주사와 은행장을 역임하는데, 지주사에 사장직 신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주총에서 주주의 평가와 승인을 거치지 않는다면 사장직은 신설돼도 미등기 임원으로 올라 심각한 왜곡이 있을 수 있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이런 그는 내년 주주총회서 현재 사외이사의 1/5를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이날 선임된 7명 중 사외이사 평가에 따라 하위 2명은 자리에서 내려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금융 당국과 수시로 협의해 회사의 특수한 사정을 설명해야 한다"며 "100% 완전 자회사의 주주 대표성을 위해서 은행 비롯한 자회사 사외이사도 추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윤 회장의 답변이 이어졌다. "충정에서의 질문이라 감사하다"며 운을 뗀 윤 회장은 "CEO가 중요하다는 것은 일련의 사태에서도 절감했을 것이다"며 "이사회와 지혜를 모아 TF를 구성하는 등 프로세스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상당부분 의견이 모아진 것도 사실이고, 실제 실행하고 이어가야 할 분들은 새로 구성된 이사들이다"며 "경영성과 안정성 확보를 위해 바람직한 프로그램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런 윤 회장은 "사장을 선임하는 경우라면, 사내이사에 추가되는 것을 이사회가 허용해주면 자연스럽다"며 "사내이사가 의사결정 주도한다고 걱정하는 것도 맞지만, 균형을 이뤄가는 등 적정성도 이사회와 논의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사외이사의 특수상황은 말처럼 감동당국에 양해를 구하겠다"며 "100% 자회사에 대한 이런 제도는 굉장히 예외적이고, 경우에 따라 축소 등 KB금융지주의 이해가 반영된 사외이사가 선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룹은 이날 지난해 주전산기 교체로 불거진 'KB사태'와 임기가 만료된 이사를 포함해 총 9명이 물러난 자리에 7명이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했다.

새로 임명된 1년 임기 사외이사는 △최영휘 전 신한금융 사장 △최운열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유석렬 삼성토탈 고문 △이병남 LG 인화원 원장 △박재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유니스경희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종수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다. 이외에도 그룹은 이홍 KB국민은행 부행장을 임기 2년의 기타비상무이사에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