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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졸라매야 하는데 주주들 벌써 피로…황창규 KT호 '일모도원'

임혜현 기자 기자  2015.03.27 13: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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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방향과 감은 잡았고 본격적으로 피치만 올리면 될 것 같은데, 이미 피로현상으로 인해 주주들이 아우성을 치기 시작했다. 노조는 등을 돌린 상태다. 황창규 KT 회장의 현상황을 확인한 27일 주주총회로 앞으로의 경영 방침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정식 회장으로 취임한 지 1년 만에 개최된 첫 주총에서 일부 주주들이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민영화 이후 13년만에 첫 무배당에 대한 불만이었다.

비통신 주력했던 전임 회장, 방향 틀기 안간힘 쓴 '황' 

KT의 이 같은 상황은 작년 71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함에 따른 것.

황 회장은 이와 관련 "올해는 더이상 가능성이 아닌 숫자로 성과를 보여주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작년부터 서비스 차별화를 시도한 결과 유·무선 핵심 사업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보이는 등 도약의 가능성이 싹트고 있다"도 덧붙였다. 이어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미래융합 및 글로벌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경영 전략을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비통신 부문에 힘을 지나치게 쏟았던 이석채 전 회장 시절의 색채를 지우기 위한 황 회장의 노력은 치열했다. KT는 호텔롯데와 KT렌탈 지분 100%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KT는 KT렌탈 매각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KT캐피탈 매각도 추진 중이다.

이처럼 확보한 자금을 우선적으로 재무재표의 건전성 확보에 사용되고 기가인프라 구축과 5G 사업 등에 투자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본업'에 충실함으로써 타사와의 경쟁력 싸움에서 우위를 확보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녹록치 않은 전망과 외부 시선 숙제

하지만 일부 분석은 이 같은 졸라매기를 한층 더 강화해야 할 필요가 여전히 높은데, 그 같은 노력의 성과가 좀처럼 빨리 나타나지는 못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지난해 계열사들을 여럿 매각했지만 여전히 계열사가 49개(3월4일 기준)에 이른다. 강한 반발에 맞서 매각 바람을 계속 불러일으킬지 갈림길에 서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26일 S&P는 KT의 장기 기업 신용등급을 'A-'로, 등급전망(아웃룩)을 '부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S&P는 KT가 재무개선 계획을 성공적으로 실행한다 해도 유선전화 매출 감소로 인한 수익성 압박 등의 문제를 상쇄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심지어 S&P는 자산매각이 예상보다 지연되거나 영업 수익성이 예상보다 낮아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조정 차입금 비율이 상당기간 동안 2.8배 이상으로 유지될 경우 동사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수 있다고까지 부연한 상황이다. 

업의 본질에 충실하겠다는 방향성은 맞으나 이 같은 기조를 통해 헤쳐나가야 할 통신시장 전반의 상황이 녹록찮다는 게 문제다.

5G 등 차세대 통신 먹거리에서 빨리 금맥이 터져주기를 '진인사대천명'식으로 기다리기에는 이번 주총장에서 확인된 회사 안팎의 피로현상이 극심하다. 방향은 맞다. 그런데 해가 지기 전에 다다를 수 있을까? 피로한 다리에 힘을 더할 비책 마련에 '황창규식 주마가편'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