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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인수전 과열…'호남 뿌리기업 공중분해' 우려

김성태 기자 기자  2015.03.27 11: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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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선출된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에 대한 의지를 재차 표명했다.

아시아나항공 경영권이 달린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한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지난 20일 22대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선출된 뒤 기자회견을 갖고 "금호산업 인수전에서 발을 빼지 않고 끝까지 종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항간에 나돌던 '금호산업 인수전 중도 포기설' 일축을 위한 의지 표명으로 해석된다.

김 회장은 다만 "변동 여지가 너무 많아 (금호산업에 대해) 언급하기 힘들다"며 "금호산업 실사 결과에 따라 여러 가지 의사결정이 나올 것이고 이를 조만간 설명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호남 기업 간 '출혈경쟁' 우려 한 목소리

지역 제계를 중심으로 호남지역 기업간 '출혈경쟁'은 있어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비등 중이다. 

아울러 이번 광주상의 회장 선거에서 박흥석 전 회장이 지역 화합과 단결을 위해 불출마를 선언하며 김 회장의 합의추대에 힘을 실어준 만큼 김 회장도 지역 상공인의 하나 됨을 위해 통 큰 결단을 바라고 있다.

박흥석 전 회장은 당시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사실 입장을 표명하진 않았지만, 저를 지지한 사람들이 김상열 회장 쪽보다는 많았다"며 "일반의원 70명 중 36표, 특별의원 10명 중엔 7표를 지지표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상열 회장과 경선을 치렀을 경우 재선에 성공할 수 있었지만, 합의추대 전통을 이어가고 싶다"며 '아름다운 퇴장'을 통해 지역 경제계의 화합을 기원했다.

특히 호반건설의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는 힘겹게 견디어온 호남뿌리 기업을 공중분해 시킬 수 있다는 우려 또한 높아지고 있다.

금호산업은 지난해 2조3500여억원의 매출을 올려 220억원 이상을 지방세로 납부했고, 호남출신자 채용을 꺼리는 여느 기업과 달리 지역에서만 5000여 명을 고용하고 있다. 이들의 인건비만 연 300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도급 및 파견직원 1500여명에게 연간 700억원을 지급하고 있으며, 협력업체 720여곳에 90여억원어치를 구매하고 있다. 각종 성금과 기부금 등 지역발전명목으로 쓰는 금액도 12억원에 이른다.

산업기반이 약한 호남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써 지역경제의 버팀목이 되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인 셈이다.

광주지역의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광주상의 회장 자리는 지역 경제계의 화합과 상생을 이끄는 자리다"면서 "그 첫 단추는 김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전에서 손을 떼는 것이다"고 밝혔다.

또 "금호산업 인수전을 둘러싸고 지역기업 간 얼굴을 붉히며 만들어진 영광 뿐인 상처를 지역민들은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호산업 매각 예비실사는 지난 9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5주 일정으로 진행되며, 호반건설외에 MBK파트너스, IBK투자증권-케이스톤 컨소시엄, IMM프라이빗에쿼티, 자베스파트너스 등 5곳이 입찰적격자에 올라있다.

금호그룹은 지난 9일까지 금호고속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것을 채권단에 통보했고, 금호는 오는 6월 9일까지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IBK-케이스톤 PEF는 지난달 23일 5000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가격을 금호그룹 측에 최종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