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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주총…사상 첫 무배당 속 안건 원안 통과

무배당 결정에 고성·몸싸움도

최민지 기자 기자  2015.03.27 11: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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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민영화 이후 사상 첫 무배당 결정이 내려진 가운데 27일 열린 KT(030200·회장 황창규) 주주총회는 고성이 오가는 난장판으로 변했다.

이날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오전 9시부터 약 50분 동안 진행된 제33기 정기주주총회는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시작부터 황창규 KT 회장에 대한 퇴진 요구와 무배당 결정에 대한 비난으로 가득찬 장내 속에서 주총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번 정기주총을 통해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은 원안대로 승인됐다. 이에 총 5명의 이사가 선임됐으며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11명의 이사 보수한도액은 전년과 동일한 59억원으로 책정됐다.

황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더 이상 가능성이 아닌 숫자로 성과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미래융합 및 글로벌 사업에서의 성과를 더욱 구체화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 주주는 경호원과 몸싸움까지 벌였으며 의자를 밟고 일어나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이날 KT는 주총장 내 진행요원을 배치했다. 

뒷편에 앉은 주주들은 주총 내내 △황 회장 퇴진 △무배당 반대 △구조조정 중단 △CFT 철폐 △사외이사 거부 및 이사 보수한도액 삭감 등을 주장했다.

무배당에 대한 반발은 거셌다. 한 주주는 "왜 배당을 주지 않느냐"며 "황창규는 배당하라"고 외쳤다. 

무배당 결정에 대해 황 회장은 "재무적으로는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으로 큰 손실을 기록했고, 주주 여러분들께는 죄송하게도 배당도 지급하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주주들은 조직개편에 대한 불만감을 쏟아냈다. 한 주주는 8000여명이 KT에서 나갔으면 흑자가 나야 하는데 적자로 돌아선 점을 꼬집었으며 이날 주총장 뒷자리는 '구조조정 중단' 구호로 가득차기도 했다.

황 회장은 "사업합리화와 그룹사 구조조정 등 훼손된 체질을 개선하고 회사의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했으며 대규모 조직개편과 인력구조 효율화 과정에서 8000명이 넘는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며 "실질적으로 불가피한 결정이었고 이익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또다른 주주는 "어느 조직이나 구조조정은 다 하는 것이니 배당과 일에 대해 물어야 한다"며 "동원된 주주들과 자사주 보유 주주들은 나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사 보수한도액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한 주주는 "이사들 월급을 30% 삭감하고 동원된 직원을 내보내라"며 황 회장의 발언 중단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결국 이번 KT주총은 원안대로 모든 안건이 통과됐으며 일부 주주는 "박수부대 앞장 세우는 주주총회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KT 주총을 통해 '뉴미디어사업'은 '뉴미디어사업 및 인터넷멀티미디어 방송사업'으로 변경됐다. 사내이사에는 △임헌문 KT Customer부문장 △박정태 KT 윤리경영실장 이사, 사외이사에는 △장석권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정동욱 법무법인 케이씨엘 고문 변호사 △현대원 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가 선임됐다.
 
감사위원회 위원의 경우 박대근 한양대학교 경제연구소장과 정동욱 법무법인 케이씨엘 고문 변호사가 이사로 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