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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멕시코 공장으로 중남미 공략 교두보 확보"

내년 상반기 가동…생산 체제 개선과 수출 증가 등 국내 경제 활성화

전훈식 기자 기자  2015.03.26 14: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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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에 이어 기아차 멕시코 공장 건설 현장을 처음 방문하고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시장 본격 공략 점검에 나섰다.

정몽구 회장은 26일(국내시간 기준) 멕시코 누에보 레온州 몬테레이 인근 페스케리아 지역 기아차 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해 현지 임직원들과 근로자들을 격려하는 한편, 중남미 시장 현황 및 현지 판매·마케팅 전략을 보고 받았다.

정몽구 회장의 이번 멕시코 방문은 차질 없는 현지 공장 건설은 물론, 신흥 자동차 시장인 중남미를 직접 점검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멕시코 공장은 글로벌 생존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공장을 건설해 중남미 시장 공략은 물론, 북미 시장 공세를 위한 새로운 교두보 확보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멕시코는 기아차가 처음 진출하는 곳인 만큼 사전에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현지 맞춤형 차량 개발, 창의적 판매 및 마케팅 전략 수립 등을 통해 최고의 제품 및 판매 경쟁력을 확보하라"고 강조했다.

기아차는 글로벌 저성장과 업체 간 경쟁 심화, 엔저-원고 등 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멕시코 공장을 멕시코 진입 전진기지를 넘어 '중남미 및 북미 수출 허브'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멕시코는 △저렴한 인건비 △높은 노동생산성 △북미자유무역협정 △중남미 포함한 40여개국과의 FTA 네트워크 등 입지 조건 면에서 글로벌 시장 접근성이 뛰어난 점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자동차 업체 다수가 경쟁적으로 멕시코에 생산 시설을 구축하고,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미 닛산과 GM, 폭스바겐, 크라이슬러 등이 멕시코 생산공장을 가동 중이며, 최근에는 BMW, 다임러 벤츠 등이 추가로 신규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하는 등 글로벌 업체들의 생산 및 수출 전략 거점으로 각광받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멕시코는 지난 한 해 전년 대비 3.6% 증가한 322만대를 생산해 세계 자동차 생산국 순위에서 7위를 기록했으며, 내수 판매도 연간 100만대 이상 규모로 브라질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여기에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 시장 규모는 지난해 각각 114만대, 634만대에서 오는 2020년 각각 129만대, 757만대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아차는 멕시코 공장 건설을 계기로 북미와 중남미 다수 국가에 무관세 판매가 가능해진 점을 적극 활용해 중남미 판매 확대와 함께 북미 시장에 대한 공세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아차는 우선 오는 7월부터 K3(현지명 포르테) 등을 중심으로 멕시코 시장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또 멕시코 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내년 상반기 이후에는 효율적 판매 및 정비망 구축, 현지 마케팅 강화, 브랜드 가치 제고 등으로 중남미 공략에 한층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런 기아차 멕시코 현지 생산 시설 확보는 국내 완성차 수출에도 크게 기여한다. 멕시코 현지 생산량 10%까지 허용되는 무관세 수입 쿼터 혜택으로 최대 3만대까지 관세 없이 수출이 가능하다.

기아차는 소형차급을 시작으로 안정적 판매 및 정비망 구축과 현지 마케팅 강화로 브랜드 가치를 제고해 중대형 고급차 라인업까지 수출을 늘릴 방침이다.

멕시코 공장은 국내 자동차 산업은 물론 연관 산업 전반에 걸친 긍정적 영향으로 국내 경제 활성화 효과도 예상된다.

기아차는 △프레스 △용접 로봇 △운반 및 검사 장비 등 설비 상당량을 국내 수출로 충당하는 한편, 국내 생산 부품 현지 공장 수출을 위해 국내 설비 투자도 확대한다. 또 동반진출 부품협력사 현지 주재원 및 지원 인력 필요에 따라 국내 고용 창출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멕시코 공장은 환율 등 경기 변동에 취약한 기아차의 글로벌 생산 체제도 효율적으로 개선해 글로벌 공급 유연성 확보도 기대된다.

현재 기아차 해외 생산 비중은 주요 경쟁 업체 평균인 75%에 한참 못 미치는 44%에 불과한 데 반해, 해외 판매는 지난해 전체 판매의 약 85%를 차지했다. 이 때문에 30만대 규모의 멕시코 공장이 완공되면 총 337만대(국내 169만대·해외 168만대)의 글로벌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기아차는 지난해 8월 누에보 레온州 주정부와 현지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10월초 착공해 내년 상반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한편, 멕시코 공장에서는 기아차 글로벌 베스트셀링카인 'K3'가 생산될 예정이며, 소형차급 현지 맞춤형 전략차도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