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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 vs 현대, 특수강 '왕좌의 게임' 전초전

각각 포스코·동부특수강 인수하고 업계 1위 탈환 격돌

이보배 기자 기자  2015.03.25 09: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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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세아베스틸과 현대제철이 포스코특수강과 동부특수강을 각각 인수하면서 국내 특수강 분야의 양강체제를 구축, 본격 경쟁을 앞두고 있다.

세아베스틸은 지난 18일 포스코특수강 인수를 마무리 짓고, 사명을 '세아창원특수강'으로 변경했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승인으로 포스코특수강 지분 54.8%를 취득한 세아베스틸은 주요 임원진을 세아창원특수강 대표이사에 겸직시킴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세아베스틸, 포스코특수강 품고 세계로…

이번 포스코특수강 인수에 따라 세아베스틸은 탄소, 합금봉강 위주의 제품포트폴리오를 공구강, STS선재 및 봉강, STS 무계목강관까지 확대할 수 있게 됐으며 연산 400만톤 수준의 세계 최대 규모 특수강 기업으로 부상하게 됐다.

세아베스틸은 포스코특수강 인수 전에도 국내 특수강 시장점유율의 47.7%를 차지하는 등 대한민국 최고의 특수강 전문회사로 이름을 알려왔다. 

세아베스틸이 생산하는 특수강과 대형 단조품은 교통수단을 비롯해 다양한 산업 기계 곳곳에 사용되는가 하면, 군산에 조성된 대규모 특수강 공장은 최적의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고 연간 310만톤의 제강과 280만톤의 제품을 생산 중이다.

나아가 포스코특수강 인수로 다시 태어난 세아창원특수강은 창원공장에서 연간 120만톤의 조강생산능력을 위시해 스테인리스강, 공구강, 탄소합금강, 특수합금을 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동차, 기계, 항공, 원자력, 조선, 전자 등 최첨단 산업소재 생산 기업인 세아특수강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세아베스틸과 세아특수강을 중심으로 특수강 시장점유율 1위를 지켜온 세아그룹에 세아창원특수강의 기술력과 생산력이 더해지면서 국내 특수강 1위 자리를 굳건히 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시장점유율 개선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세아베스틸은 현대·기아차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조선, 기계 등 새 수요처를 발굴하는 동시에, 해외 판매 비중을 늘리고 있다.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하면서 현대제철로의 특수강 물량 이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에서다.

실제 세아베스틸은 최근 2년 동안 수출팀과 해외파견인력을 보강하는 한편 수출비중도 지난 2013년 10% 미만에서 지난해 15%로 확대했고, 올해는 20% 수준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현대종합특수강 라인업, 특수강 1위 노려

현대제철은 세아베스틸보다 먼저 동부특수강 인수를 마무리했다. 동부특수강은 1979년 선재사업 시작 이래 35여년간 선재사업 분야에만 매진해온 냉간압조용강선(CHQ Wire), 마봉강(CD Bar), 스테인레스봉강(STS Bar) 전문 선재기업이다.

이 중 냉간압조용강선은 1984년 국내 최초로 생산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국내 선재시장을 이끌며 우리나라 주요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지금까지 포항공장을 통해 자동차, 건설, 가전, 기계, 조선 등 주요기간산업의 부품소재로 쓰이는 다양한 선재제품을 내놓고 있다.

지난 1월 현대자동차그룹에 편입된 동부특수강은 ‘현대종합특수강’으로 사명이 변경됐고, 정순천 현대제철 부사장을 대표이사 선임됐다.

편입 후 서울 대치동 동부금융센터를 벗어나 삼성동 옛 한전사옥에 새 둥지를 튼 현대종합특수강은 기존 4본부 3담당 24팀에서 3본부 4실 20팀으로 조직개편을 단행, 특수강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잇따른 인수합병(M&A) 성공으로 상공정부터 하공정까지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춘 현대제철은 일찌감치 당진제철소 내 특수강 건설에 착수, 특수강 진출 의지를 분명히 했다. 지난 1월 40.8%의 공정율을 보인 당진 특수강 공장은 연산 100만톤(봉강 60만톤, 선재 40만톤)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는 6월 시운전을 시작하고 11월 공장을 완공하면 내년 2월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포항에도 50만톤 규모의 특수강 공장이 있어 당진과 포항 공장이 원활하게 가동되는 2018년 특수강 생산량은 150만톤에 달하는 등 시너지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현대종합특수강의 생산량 45만톤을 합하면 향후 현대종합특수강과 당진제철소 신규 특수강 공장을 축 삼아 총 200만톤 가까운 특수강을 생산해 현대 ·기아차에 고품질의 차량용 강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과 함께 현대차그룹 철강계열사에 이름을 올린 현대종합특수강은 업계 최고 경쟁력을 바탕으로 새로 출발한 만큼 자동차 생산 수직계열화에 일조하는 동시에 노력과 혁신을 통해 국내 특수강시장 1위 탈환 의지를 불태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