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서울 대방역 공공화장실을 들렀을 때였습니다. 벽에 '화장실 이용 안내문'이 붙어있었는데요, 화장실 이용 에티켓과 겨울철 화장실 이용시 주의할 점 등의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빨간색 글씨로 날려 써놓은 '조선족 출입금지' 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말을 써놓았는지 의아했습니다. 조선족(한국계 중국인) 때문에 화가 난 사람이 써놓은 것 같았습니다. 특정집단을 멸시하는 듯해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부끄러운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 무례한 낙서를 직접 본 조선족 사람들은 얼마나 기분이 나빴을까요.

보이스피싱 사건사고와 각종 흉악범죄 가해자로 조선족 사람들이 자주 거론된 탓에 그들에 대한 인식이 나빠졌을 수도 있겠습니다. 이들 때문에 일자리를 빼앗겨 몹시 화가 난 사람이 낙서를 했을 수도 있겠고요.
하지만 이들은 우리 사회에서 '출입금지 푸대접'을 받을 사람들이 아닙니다. 사회 서비스 업종 곳곳에서 맡고 있는 이들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외식 서비스업이나 공사현장, 제조·생산 업종 등 이른바 '3D 업종'에 종사하는 조선족의 비중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혹자는 이들이 한국인의 일자리를 뺏고 있다고 보기도 합니다만, 달리 생각해보면, 한국인이 기피하는 자리를 이들이 대신하고 있는 측면도 있습니다.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국내에 취업비자로 들어온 외국인 노동자는 27만9291명으로 2013년 동월 23만5182명 대비 4만4109명 증가했습니다. 여기서 95%가 정도가 조선족이라고 합니다.
외국인근로자들이 늘면서 취업시장에서는 구직자들이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이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는 일하려는 마음만 있다면 취업할 곳은 정말 많습니다. 물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해야 능률로 오르고 비전도 가질 수 있겠죠. 하지만 누구나 원하는 일을 하고 사는 건 아닙니다. 만족하고 감사하면서, 또 의미를 찾아가며 자신의 직무를 충실히 행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노동'은 일의 종류에 따라 다양하겠지만, 그 자체로 소중하고 존중 받아야 합니다. 내가 싫어하는 일이라 하더라도 그 일 자체에 대해서는 존중해야 하고, 또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을 존중하는 것 역시 당연한 일입니다. 3D 업종는 누구에게나 일단은 기피 대상이지만, 누군가는 그 일을 해야 산업이 움직이고 사회가 돌아갑니다. 그 일을 조선족 상당수가 책임지고 있는 건 어느 샌가 현실이 됐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고용노동부 국제협력관 관계자는 "무분별한 외국인 노동력 증가를 방지하기 위해 내국인 보호 장치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며 "노동부에서는 기업이 내국인을 먼저 채용하도록 하고, 채용이 이뤄지지 않을 시 외국인 채용을 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즉 고용노동부에서 내국인 취업을 적극 장려하고 있지만 3D 업종은 내국인이 피하는 일자리라서 어쩔 수 없이 외국인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죠.
우리나라도 바야흐로 다문화국가 대열에 들어섰습니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특히 조선족을 얕잡아보는 듯한 태도나 문화는 반드시 사라져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