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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 여보세요] "배려와 말 한마디" 층간소음 바로잡기 '1661-2642'

월평균 1167건 접수…해소하려면 주기적 관리 필요 "84% 해결"

하영인 기자 기자  2015.03.20 09: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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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층간소음 갈등'이 방화, 살인 등 흉악 범죄로 이어지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정부 규정에 따르면, 1분간 평균소음이 주간 40dB(A)·야간 35dB(A)을 초과할 시 층간소음으로 간주된다.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아랫집에 층간소음으로 피해를 입힐 경우 1인당 최대 114만9000원의 배상금을 물어줘야 한다고 명시한 바 있다. 

한국환경공단은 층간소음으로 촉발된 이웃 분쟁을 합리적으로 조기 조정, 상호 이해와 배려하는 문화를 조성하고자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이하 센터)를 지난 2012년 3월 설립해 운영 중이다.
 
◆전화상담·현장방문 등…공동주택 집중관리 지원도

김인규 한국환경공단 생활환경팀 과장은 "그간 층간소음과 관련한 문제가 많았지만, 국민들이 털어놓을 수 있는 기반이 없다 보니 극한 상황에 처했었다"며 "국민들의 고충을 해소와 이웃 간 분쟁을 조정해주고자 센터를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센터의 업무는 △콜센터(컨택센터)를 통한 전문 상담 서비스 △현장진단 컨설팅 △공동주택 집중관리 서비스 △홍보·교육 등 크게 네 가지다.  

이 중에서도 '1661-2642(이웃사이)' 상담사들은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층간소음과 관련해 민원인의 풀 곳 없어 속 안에만 담아둔 얘기를 들어주고 해결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또한 층간소음 민원이 발생한 위·아래층을 직접 방문하는 '현장 진단 컨설팅'도 실시 중이다. 접수된 날짜에 맞춰 상담사가 방문, 현장소음측정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당사자 간 이해를 도와 원만한 분쟁해결을 유도하고 있다.

이에 더해 사전 예방 차원의 '공동주택 단지별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한다.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운영위원회를 꾸리고 층간소음 발생 시 초기에 대화를 나눠 풀 수 있도록 관리규약 등을 세워줌과 동시에 소음이 줄어들 수 있게 교육해주는 서비스다.

센터는 인천에 있는 한국환경공단 본사에서 운영 중이며 현장방문은 신청 지역에 맞춰 각 지역본부와 함께 진행 중이다.

본사에는 콜센터 상담사 역할과 현장 컨설팅을 겸하는 15명의 직원이, 각 지역본부에는 현장 컨설팅을 위해 13명이 상주한다. 이렇게 총 28명의 상담사는 민원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들은 층간소음관리사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 상담사로 센터에서는 자체 교육은 물론, 외부교육을 주기적으로 시행한다.

◆"어릴 때부터 층간소음 교육 필요…소음저감제품 활용해야"

#. 아래층에 내려와 할아버지께 위층의 "앞으로 더 조심하고 소음저감제품 △슬리퍼 △매트 △소음방지패드 등을 사용해보겠다"는 의견을 전하면서 향후 경과를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그제야 할아버지께서 웃으시면서 내가 내는 세금이 아깝지 않다고 하셨다. 이렇게 어려운 사정에 있는 국민들을 도와주는 센터가 있다는 것에 고맙고 앞으로 본인도 너무 시끄러우면 거실에서 자는 등 노력하면서 항의는 자제하겠다고 말씀하셨다.

감정이 격해질까봐 직접 만나서 말하기 어려운 이웃에게 제3자로서 우리가 조금이라도 도움을 줬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해지는 하루였다. - 현장방문 사례 중 일부 발췌

이처럼 민원 사례집을 살펴보면 초반에는 고초를 겪다가도 가슴 훈훈한 결말로 이어지는 따듯한 사례가 많다. 

김 과장은 "서로 배려해서 소음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줄이고 행복한 공동생활을 영위해 나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민원 성격상 한 건을 마무리하는데 소요하는 기간이 1개월에서 3개월가량 장기전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주기적인 관리를 통해 이 중 84%는 순탄하게 조정된다는 설명이다.

해소 기간이 길 듯 전화상담 시간도 마찬가지다. 민원인 대부분 몇 년간이나 속으로만 삭혀온 얘기를 상담사에게 털어놓다보니 평균 30분에서 2~3시간까지 길어지는 일도 부지기수라고.

아이들 방학 때나 겨울철, 혹은 명절 전후에는 더 많은 문의가 쏟아진다. 겨울철은 찬바람에 창문을 잘 열지도 않을 뿐더러 외부활동이 줄어드는 시기이기 때문.

특히 김 과장은 "아이들이 뛰는 소리 등 층간소음의 약 70%는 아이들과 관련된 소리"라며 "어릴 때부터 이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고 소음저감제품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지난해 전국 서비스 실시…'인력충원' 절실

지난 1월 말 기준 통화 건수는 월평균 1167건으로 2012년부터 누적된 통화량이 4만851건에 달한다. 

아울러 현장진단 접수 누적 건수도 1만200건으로 월평균 291건, 일평균 14.2건에 이르고 있다. 기존에는 수도권만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지난 2013년 10월부터 5개 광역시, 작년 6월부터 전국을 대상으로 범위를 확대했기 때문에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통화량과 현장방문 요청이 점점 증가하는 한편으론 인력이 부족, 신속한 처리가 힘들다는 고충을 겪고 있었다.

김 과장은 "적절한 시기에 상담·조정해주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 현 상태로는 대국민을 상대로 센터를 운영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적은 인원으로 업무를 처리하다보니 시일이 길어져 인력을 확충해달라는 민원도 많다고.

더불어 김 과장은 "대다수 상담사들이 계약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안정적인 고용 기반이 마련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상담사들의 처우개선 문제도 시급하거니와 이유 없는 악성민원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센터는 한 달에 한 번씩 상담사가 한데 모여 힘든 점을 털어 놓고 대화를 통해 고충을 해소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김 과장은 "층간소음 민원 자체가 불만이 쌓인 상태에서 전화를 걸다보니 다짜고짜 폭언을 하는 등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전화한 악성민원이 많다"며 "최대한 얘기를 들어주는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지만, 이로 인해 상담사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피력했다.

이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상담을 정확하게 요구하면 최선을 다해 도와줄 것"이라며 "무차별적인 욕설은 자제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말미 김 과장은 더는 층간소음으로 인해 이웃 간 얼굴 붉히는 일 없도록 다방면에서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주목적이 층간소음을 해소해주는 운영복지다 보니 공동주택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층간소음 상담과 현장 방문을 통해 분쟁이 잘 마무리됐으면 해요. 집안이 편안해야 나라가 편안하지 않겠습니까.(웃음)"

한편 센터는 '층간소음 예방교실'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는 교육을 희망하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의 신청을 받아 층간소음 관련 지식과 교양을 가르치는 사업으로, 수도권 시범운영을 비롯해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