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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일본 맥주, 깊이의 비결

전지현 기자 기자  2015.03.19 17: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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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퇴근 후 편안하면서도 가볍게 맥주 한잔을 즐기는 문화가 두드러지면서 국내 시장에도 적당한 알코올 농도와 단맛을 제거한 드라이한 맛을 지닌 일본 맥주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2014년도 총 주류 수입량의 70%가 맥주이며 이 중 27.0%가 일본 맥주이더군요. 일본맥주는 홉의 향이 강하면서 맑은 색을 띠는 필스너 계열로 △아사히 △삿포로 △기린 △산토리 등이 대표 맥주로 꼽힙니다. 일본 맥주, 지금부터 일본 맥주 역사와 특징을 살펴볼까 합니다.

일본에서 가장 오랜된 맥주는 삿포로 맥주입니다. 1876년, 양조의 이상적인 장소인 삿포로에서 처음 만들어진 이후 139년간 지금의 정통 프리미엄 맥주로 자리 잡고 있죠.

삿포로 맥주는 최고의 맥주를 제조하겠다는 열정과 전통을 고집한 장인정신으로 탄생했습니다. 삿포로 맥주의 심볼인 노란색 별은 '밤 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북극성'을 의미하죠. 가장 밝게 빛나는 최고의 맥주가 되고자 하는 맥주장인의 염원이 담겨 있습니다.

삿포로 맥주 맛의 비결은 맥주 거품과 좋은 맛을 오래 유지하는 '산화방지맥아'에 있습니다. 산화방지맥아는 삿포로 맥주와 오카야마 대학의 공동 연구로 개발됐죠. 자연계에서 맥주 풍미를 열화 시키는 성분 'LOX-1'을 포함하지 않는 보리에서 얻은 맥아입니다.

그리고 삿포로의 품질을 보여주는 맥주 원료는 캐나다 서스캐처원(Saskatchewan)대학과 협력, 신품종을 밭에서 육성하고 있습니다. 맥주의 주원료가 되는 맥아와 호프부터 협동계약재배와 현지 실사를 원칙으로 제조 공정부터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는 현장까지 직접 관리하는 노력이 몇잔을 마셔도 첫 잔과 동일한 일관된 맛을 유지하며 잡미 없이 뒷맛이 어우러지는 조화를 이루죠.

삿포로 맥주 다음으로 일본내에서 오래된 역사를 보유한 맥주는 아사히 맥주입니다. 1892년 처음 발매된 후 100여년 만인 1987년, 아사히 슈퍼 드라이가 출시되면서 시장 점유율이 가파르게 상승, 오늘날 시장점유율 50%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사히 맥주는 발효 과정에서 적절한 도수를 만들면서 물을 타지 않는 '오리지널 그래비티' 공법과 드라이 효모를 넣어 맥즙 내 당분이 남지 않도록 발효시키는 '드라이' 공법이 어우러져 첫 맛은 강하고 끝 맛은 깔끔하죠. 가벼운 청량감이 특징인 발포 타입 맥주입니다.

최근에는 소지섭을 모델로 '한 줄 한 줄 엔젤링이 새겨질수록 감동이 배가 된다'는 메시지를 담은 TV-CF를 통해 국내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엔젤링은 맥주를 마시고 잔을 내려놓을 때마다 잔에 생기는 하얀 거품고리로 2011년부터 아사히 맥주가 고품질의 맥주를 구별하는 기준이 되죠.

산토리 맥주는 1929년에 등장합니다. 100% 몰트를 사용해 화려한 향과 깊고 진한 맛이 특징인 프리미엄 필스너 맥주로 쌉쌀하면서도 부드러운 끝 맛을 구현하기 위해 독특한 제조 기법인 아로마 리치 홉핑 기법을 사용했죠.

아로마 리치 홉핑이란 맥주를 만들 때, 홉을 두 세 번 나눠 더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물과 맥아를 섞어 달이는 공정을 2번 실시하는 '더블 데콕션' 방식을 사용해 향과 맛을 풍부하게 했죠.

세계 최고의 필스너 맥주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유럽에서 직접 공수한 엄선된 재료와 맥아 중에서도 전분질이 가장 풍부한 알이 굵은 맥아만을 사용합니다. 또 맥주의 90%를 차지하는 물도 체코의 필젠(Pilsen)지방에서 사용하는 연수와 같은 조건의 심층지하수를 사용합니다.

마지막으로 여타 다른 일본 맥주에 비해 탄산이 적고 구수한 뒷맛이 인상적인 기린 맥주는 1990년에 출시됩니다. 맥아 첫 즙만 사용한 100% 몰트 비어로 기린 맥주 역시 일본 맥주의 역사와 함께 한 대표 국민 맥주로 꼽히고 있죠.

'빨리 마시게 할 수 없다면 맥주를 오랫동안 차갑게 하자'라는 생각의 전환으로 탄생한 기린 프로즌은 출시와 동시에 일본 내 핫 이슈 제품이 됐고 국내에서도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인지도를 넓혀 나가고 있습니다.

전통성을 강조하면서도 깨끗하고 깊은 맛을 중시하는 일본 맥주, 오늘부터 그 역사와 특징을 음미하며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