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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천하]철저한 상대 분석에 무너진 최강의 파이터 크로캅

프라임경제 기자  2007.04.23 16: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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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라임경제]UFC70 NATION COLLDE 메인이벤트가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화려하게 펼쳐졌다

한국시간으로 새벽 4시가 가까운 시간에 펼쳐진 경기임였지만 국내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크로캅의 경기였기에 많은 우리나라 격투 팬들이 졸린 눈을 비비며 시청했다.

결과는 경악 그 자체 였다. 도전자 대 챔피언으로 에밀리안 넨코 효도르를 만나고 싶지 않아 챔피언 대 챔피언으로 대결하기 위해 많은 부담을 갖고 UFC로 이적했고, 첫 경기를 예상대로 가뿐히 뛰어넘으며 UFC 현 헤비급 챔피언인 랜디 커투어를 긴장시키더니 두 번째 경기서 의외의 복병인 가브리엘 곤자가에게 충격의 실신 K.O패를 당하고 만 것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유술가인 곤자가에게 서브미션패가 아니라 자신의 주특기인 하이킥을 맞고 실신패했다는 사실이다.

필자 뿐만이 아니라 격투기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90%이상은 크로캅 선수의 무난한 승리를 예상했으리라 생각한다.

화려한 크로캅의 격투기술을 볼 수 있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를 시청했는데 결과는 정말 과히 충격적이라 밖에는 할 말이 없는 경기가 돼버렸다.

결과를 보자면 곤자가 선수는 크로캅 선수를 너무 많이 연구하고 왔다는 것이다. 크로캅이 무엇을 하면 어찌할지 또 이런 공격에는 이렇게 저런 공격엔 저렇게 대쳐하자는 공식을 세우고 경기에 나선 것처럼 보였다.

초반 조심스러운 신경전 가운데 크로캅 선수의 날카로운 로우킥을 기다렸다는 듯이 낚아채서 테이크 다운에 성공 탑포디션을 차지했고, UFC 만의 특화된 기술인 팔꿈치 파운딩을 거침없이 쏟아 부으며 당황한 크로캅의 이마에 출혈을 일으켰다. 나름대로는 UFC의 배려에 가까운 레프리의 급작스런 스탠딩 전환 사인에 가까스로 위기를 벗어난 크로캅이었다.

자기들이 비싼 돈을 들여 데려온 간판이 여기서 무너지는 것은 UFC 입장에서도 난처했으리라 여겨지긴 하지만 전혀 루즈하지 않은 곤자가의 연이은 공격을 중지시켜며 억지로 스탠딩 사인을 준 것은 크로캅에 대한 특별한 배려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여기까지 경기가 크로캅에겐 너무 뒤죽박죽의 모습이었고 레프리의 스텐딩 사인이 아니었다면 테이크 다운 상태에서 서서히 침몰해 갈수 없었을 자신에 모습에 약이 올랐을까? 까다로운 싸우스포 크로캅의 스텝에 적절히 대처하며 점점 크로캅에게 패배의 불안감을 안겨주던 곤자가 선수의 기습적인 하이킥에 크로캅은 실신 K.O패하며 옥타곤 바닥에 길게 드러누워 버렸다.

물론 크로캅은 프라이드 시절에도 분명 자신보다 두 세수 아래인 캐빈 랜들맨 선수에게 실신 K.O 패를 당한 적이 있었다. 그날 경기는 크로캅의 말 그대로 랜들맨의 럭키펀치에 맞고 기절을 한 것이 사실인듯하다.

그러나 오늘의 패배는 그것과는 많이 달랐다는 것이 크로캅의 앞길을 조금 막막하게 하는 것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자신이 무너질 때까지 아무것도 못해보고 서서히 침몰하는 모습만의 보여 줬다는 것이다.

결과를 보자면 오늘 경기는 "지피지기면 100전 100승이다"라는 말이 정확하게 들어맞은 경기라고 할 수 있다.

곤자가는 크로캅의 강점과 또 약점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들어왔다는 것이고 또한 크로캅은 곤자가를 자신보다 두 세수 아래인 선수로만 생각하고 자만심 속에 경기에 임했다고 볼 수 있다.

호랑이는 토끼 한 마리를 사냥할 때도 최선을 다한다고 했는데 크로캅의 오늘 경기 모습은 호랑이의 모습은 결코 아니었다. 상대에 대한 분석 없이 승리를 절대 장담할 수 없는 곳이 격투계이고 이변이 가장 많이 속출하는 곳도 바로 이곳 격투계인 것이다.

최홍만이 자신보다 30cm 이상 작은 마이티모에게 첫 K.O 패를 당한 것도 상대에 대한 분석 부재가 낳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많은 격투 팬들과 격투종사가 들에겐 아마도 큰 교훈이 된 경기가 아닌가 싶다.

불꽃 하이킥의 크로캅 선수가 주짓수가 주특기인 선수에게 자신의 주특기인 하이킥으로 정신을 잃고 K.O패를 당했으니 그의 앞길이 너무 험난 해진듯해 팬으로서 마음이 답답해진다.

이제 점점 춘추전국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격투계에 한국 격투가 두각을 나타내는 시기가 빨리 다가오길 바란다. 혼란의 시기의 영웅을 기대해 보면서…

홍 준 철
(주)미션팩토리 대표
사단법인 정통합기도 협회 기획본부장겸 수도관 사범부장 전 MBC ESPN 해설위원
격투기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