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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부회장 의지' 탑재된 PYL, 폭스바겐 떨고 있나

독자 개발한 7단 DCT '국내 취향의 부드러운 주행감' 구현

전훈식 기자 기자  2015.03.19 00:2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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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현대차는 2013년 출시한 2세대 제네시스를 기점으로 차량 기본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됐고, 변속기 관련 기술력도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섰다. 오늘 행사를 통해 현대차의 기술력이 경쟁 브랜드 대비 성능 면에서 전혀 뒤지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

양승욱 현대차 파워트레인 센터장은 지난 13일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에서 열린 7단 더블 클러치 트랜스미션(이하 DCT) 탑재 차량 비교 시승회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현대차가 지난 1월 엑센트를 시작으로 △벨로스터 △i30 △i40 차량에 순차적으로 탑재한 7단 DCT가 폭스바겐에 절대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나타낸 것이다.

이처럼 최근 현대차의 '공격적인 DCT 확대 적용' 배경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연비개선 의지가 크게 반영됐다. 지난해 연비 로드맵을 발표한 현대차는 오는 2020년까지 연비를 25% 향상시키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여기에 엑센트를 제외한 7단 DCT 장착 차량은 정의선 부회장이 수입 브랜드 디젤 세단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 추진한 PYL 차량이다. 정의선 부회장의 의지가 담긴 PYL 7단 DCT가 그동안의 굴욕을 이겨내고 빛을 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특히 현대차는 국내 역차별로 PYL 차량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만큼, DCT 대표 브랜드인 폭스바겐과의 비교 시승을 통해 객관적인 평가를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7단 DCT 장착된 차량이 골프나 폴로(이상 폭스바겐)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다는 자신감인 셈이다.

비교 시승 차량으로는 △폴로 △골프 △엑센트 △i30(이상 1.6 디젤) △i40(1.7 디젤) △벨로스터(1.6 가솔린 터보)로, 6대의 차량을 번갈아 타며 각 차종별 △가속도 △반응성 △변속감 등의 차이를 직접 체험했다.

직선거리 1.2㎞를 2회 왕복하는 짧은 코스이지만, 변속 성능과 승차감을 평가하기에는 결코 부족하지 않았다.

제대로 된 변속 성능을 살피기 위해 급가속이 아닌, 가속 페달을 절반 정도 밟고 1단부터 6단에 이르기까지의 변속감을 느껴봤다. 또 가속 페달을 놓았을 때 차량 반응도 함께 살펴봤다.

우선 DCT는 '수동 변속기(이하 MT)의 자동화'로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기어 변속 느낌이 강하게 느껴지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단판 더블 클러치의 건식을 채택한 골프와 폴로는 MT 기반이라 그런지 현대차와의 비교 시승에서는 투박한 느낌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국내와 북미 소비자들은 자동변속기(이하 AT)에 익숙해 부드러운 주행감을 중시하지만, MT가 보편적인 유럽에서는 직관적 변속감에 거부감이 없다"고 설명했다. 즉, 현대차와 폭스바겐이 DCT와 관련해 서로 지향하는 바가 다른 것이다.

이 때문에 다판 더블 클러치를 갖춘 습식의 현대차 DCT는 기어 변속 느낌을 거의 받을 수 없다. 시승을 마친 사람들이 일반 차량과 비교해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같은 이유다. 폭스바겐 DCT가 MT 분위기라면, 현대차의 그것은 AT에 가까운 느낌이다.

다만,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으로 지역에 따라 DCT 주행감을 다르게 적용한다. 국내나 북미에서는 부드러운 주행감을 중시하는 반면, 유럽형의 경우 직관적 변속감에 초점을 맞춘다. 중국에서는 한국과 유럽의 중간 수준이다.

현대차는 이번 7단 DCT 장착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디젤 및 터보 다운사이징 엔진 중심으로 지속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역량을 갖춘 브랜드로, 전 변속기 기술 및 생산시설 내재화는 물론, 향후 2020년까지 차세대 파워트레인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과연 'PYL과 7단 DCT의 결합'이라는 정의선 부회장의 굳건한 의지가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