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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 볼이 최고야" NC 마운드 자신감의 아이콘, 가장 센 '강장산'

주문처럼 되뇐 '내 팔은 무쇠 팔' 타자 눈빛 흔들리면 직구 파워게이지 ↑

신효정 기자 기자  2015.03.18 17:5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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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요즘 너무 행복해요."

생글생글 웃으며 야구 인생 중 요즘 가장 행복하다는 강장산 선수는 개인적인 사정, 부상 등 유독 우여곡절이 많은 선수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세 차례나 받았고 대학 때도 크게 눈에 띄는 선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올 시즌 NC다이노스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를 꼽자면 단연 강장산 투수다.

2014NC다이노스에 육성선수로 입단해 올 1월에서야 KBO리그 정식선수에 등록된 강장산 선수는 2월 미국 애리조나와 LA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며 김경문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달 7일부터 시작된 시범경기에서도 5경기 4이닝 13홀드를 기록하며 NC의 든든한 셋업맨으로서의 입지를 차근차근 다지고 있다. 잠실에서 두산과의 경기를 마친 행복한 투수 강장산 선수를 만나 그의 솔직한 얘기를 들었다.



-1월에 정식선수로 등록된 것을 축하한다. 올해 초 육성선수에서 정식선수로 새로 계약을 했을 때 기분이 남달랐을 것 같다.

계약 후 제일 먼저 부모님께 알려드렸다. 드디어 나도 정식으로 팀에 소속이 된 것 같아 굉장히 기뻤지만 특히 어머니께서 너무 축하해주셔서 더욱 좋았던 것 같다. 

-대학 때뿐만 아니라 퓨처스리그에서도 마음 고생을 많이 했었는데 최근 기회를 잡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기쁠 것 같다.

그렇다. 대학교 때도 3학년 때 팔 인대가 끊어져 재활과 수술을 반복하며 시합도 뛰지 못하고 후배들이 시합 뛰는 것만 벤치에서 지켜보던 날도 많았다. NC에 육성선수로 들어와서도 매일 연습만 반복하고 시합은 한 달에 한두 번 나와 1이닝 정도만 던지곤 해서 자존심도 많이 상하고 나는 팀에 신뢰를 주는 선수가 아니라는 것에 스스로 자책도 많이 했었던 것 같다. 

-작년 겨울에 참가했던 교육리그부터 기량이 올라와 스프링캠프에서는 아주 좋은 모습을 보여줬는데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캠프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마음가짐을 새롭게 잡았던 것 같다. 스프링캠프에서 잘하고 싶고 잘 보이고 싶은 부담이 있었지만 한 계단씩 차근차근 오르는 모습을 보이자는 생각과 함께 마음을 비웠었다. 스프링캠프에서는 조기 귀국 조치되는 선수들이 많아 어머니께 전화로 "어머니, 저 되든 안되든 제가 하고 싶은 공 딱 1주일만 던지고 한국 갈게요"라고 했는데 그렇게 2주, 3주가 지나더라 

-마음을 비웠더니 좋은 결과라역시 마인드컨트롤이 중요한 것 같다.

정말 그런 것 같다. 하루는 애리조나에서 열린 LG와의 연습경기에서 안타를 엄청 맞고 마운드를 내려왔는데 김경문 감독님께서 더그아웃으로 나를 부르시더라. 나는 아직도 그때 감독님께서 내게 해주신 말씀과 그때 기분을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감독님께선 내 등을 툭 치시며 "장산아, 네 볼이 최고야! 아무도 못 쳐. 네가 최고야. 네 공에 자신감을 가져"라고 하시는데 듣는 순간 울컥하더라. 그때 이후로 자신감이 엄청나게 붙은 것 같다 

-역시 훌륭한 수장이 선수에게 미치는 영향은 엄청난 것 같다. 그래서 등판하는 경기마다 꾸준하게 좋은 모습을 보인 것인가?

그렇다. 그때 그 얘기를 들은 이후로 시합만 나가면 계속 직구를 던졌다. 타석에 있는 타자는 절대 내 공을 못 칠 것이라는 주문을 걸면서 나를 믿고 계속 던졌더니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특히 타자의 눈빛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더욱 자신감을 갖고 던졌다 

-앞으로 시즌 동안 꾸준하게 계속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1군에서의 입지가 단단해져서 팬들도 많이 알아보고 언론의 주목을 많이 받게 될 것 같은데.

그래서 사실 요즘 행복하면서도 걱정이 조금 생겼다. 비록 시범경기지만 1군에서 시합을 뛰니까 원정버스도, 지내는 호텔도 너무 좋고, 퓨처스리그로 내려가지 않고 이 행복한 것을 계속 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확실히 작년보다는 팬들이 많이 알아보는지.

작년에는 팬들도 내가 누군지 모르고 그냥 사인을 받거나 사진을 찍어가곤 했는데 올해는 이름도 기억해주시고 내가 누군지 알아봐주셔서 신기하고 또 너무 감사한 것 같다. 

-타지에서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데, 외롭거나 고민이 있을 때 연락하는 친한 친구가 있는가.

변강득 선수와 가장 친하다. 강득 형은 나보다 살 많은데 내가 가장 많이 의지하고 도움을 받는 형이다. 항상 힘들거나 고민이 많을 때 형에게 털어놓고 많은 조언과 마음에 위안을 얻는다 

-믿어주는 감독님도 친한 친구도 있지만 가장 간절히 바라는 다른 것이 있다면.

(망설임 없이) 다가오는 개막전 엔트리에 꼭 들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 '이 상황에서는 강장산이다!'라는 신뢰는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 감독님뿐만 아니라 코치님들과 팬분들 모두 '! 이 상황에는 강장산이 나와서 해결해야지!'라는 믿음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

"이 머리스타일 제가 혼자 했는데 괜찮은가요?" 머리가 길면 스스로 잘라서 다듬고 혹여 몸에 무리가 올까 술과 담배는 일체 하지 않으며 많지 않은 연봉에도 매달 부모님께 월급의 절반을 보내드릴 정도로 심성 좋고 다재다능한 강장산 선수.

대학교 3학년 때부터 세 차례나 받은 팔꿈치 수술 이후로 '내 팔은 무쇠 팔'을 주문처럼 외웠단다. 그렇게 믿고 기다렸더니 올해 좋은 기회가 찾아온 것 같다며 해맑게 웃는 강장산 선수가 2015 시즌 KBO리그에 이름을 널리 알리는 선수가 돼 또 한 번 신고선수의 신화를 쓰는 투수가 되길 진심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