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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용섭 악어스캔 대표 "스마트한 문서관리, 어렵지 않아요"

공간·부피 큰 종이문서, 전자화 통해 효율적 관리 가능

김경태 기자 기자  2015.03.17 17: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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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종이는 서기 105년 중국 후한의 환관이던 채륜이 종이 제작법을 발명한 이래 인류의 역사를 기록하며 함께 해왔다. 종이는 IT기술이 발달하면서 점차 사라질 것으로 예견됐지만 오히려 사용량이 늘었다. 지난해 전체 민간산업 종이문서 소비량은 286억장 정도며 대외 거래에서부터 서비스업무 분야까지 30.2%가 종이문서로 유통되고 있을 정도다. 다만 종이문서는 관리하기도 힘들지만 차지하는 공간도 적지 않다. 이런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한 곳이 있다. 종이문서를 전자화하는 악어스캔이 주인공으로, 이 업체 김용섭 대표를 만나 어떻게 종이문서를 전자화하는지 알아봤다. 

지난해 1월 세 명으로 설립된 악어스캔은 국내 대형병원을 비롯해 금융, 무역회사 등의 다양한 종이문서를 전자화하고 있다. 작년 10월 첫 매출 5000만원에서 이달 1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급성장 중인 악어스캔은 올해 매출 목표를 9억원으로 예상하며 고속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용섭 대표는 국내에는 아직 종이문서의 전자화의 시장규모가 파악되지 않았음에도 발전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사실 종이문서는 보관도 힘들지만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게 문제"라며 "이런 공간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종이문서를 전자화하는 것이며, 여러 권의 책을 컴퓨터 파일 하나로 압축해 이동식 저장매체(USB)에 넣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지난 2011년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발표한 전자문서 산업실태 조사를 보면, 종이로 생성된 문서를 이용할 경우 33.5%의 공간을 차지하지만 이를 전자화(스캔)해 사용하면 8.7%까지 줄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일본이나 미국은 이미 종이문서를 전자화 중이며, 그 비율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효율 떨어지는 단순 스캔서 병렬스캔으로 고효율 창출

김 대표가 종이문서 전자화사업을 고민하게 된 계기는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 근무 때 일본주재원으로 가게 되면서부터다. 당시 책을 좋아해 많이 가져갔지만 돌아올 때 너무 많이 고생한 경험을 잊을 수 없어 스캔하는 방법을 구상한 것. 책을 스캔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동력이 소모되는 것을 파악한 김 대표는 곧장 스캐너 관련 시장을 조사했다.

"한국에 귀국해 제일 먼저 알아본 것은 바로 스캐너시장이었는데 적게는 10만원 단위부터 많게는 1000만원 단위의 스캐너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도대체 1000만원 이상 하는 스캐너는 누가 사용할까라는 궁금증이 일었죠. 그래서 고가 스캐너 총판사를 찾아가 영업사원과 함께 현장을 돌며 주요 고객층을 알아보면서 사업을 시작하게 됐죠."

당시 고가 스캐너의 주 고객층은 공공기관을 비롯해 의료기관, 군부대, 국회도서관 등이었다. 김 대표는 스캐너가 고가인 만큼 이를 사용한 업무도 효율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처음 한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앉아 한 명이 한 대의 스캐너를 통해 문서를 전자화하는데 그쳤다. 단순노동에 많은 인건비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한 김 대표는 한 사람이 여러 대의 스캐너를 동시에 가동할 수 있는 병렬 스캐닝 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 

그는 "한 명이 한 대의 스캐너를 이용하는 방식은 많은 노동력과 효율성이 떨어지고. 컨베이어 벨트형은 시설투자비만 2억에서 3억원의 비용이 들어가며 고장 시 모든 작업을 멈춰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하지만 병렬 스캐너 방식은 적은 노동력으로 고효율을 낼 수 있으며, 고장 시 고장난 스캐너만 빼고 작업 진행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고 말을 보탰다.

◆고객 신뢰 감안하니 어느덧 '보안전문가' 

"사업을 시작하기 전 안철수연구소와 네이버에서 보안 관련 업무를 했습니다. 때문에 보안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죠. 저희 스캔센터의 네트워크 장비는 폐쇄망으로 돼 있어 내부 네트워크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 물리적 보안을 위해 작업자 보안교육과 감시카메라, 지문 입·퇴실 관리시스템을 짰죠. 스캔이라는 단순작업이라 해서 아르바이트생이나 파트타임직원을 채용하는 게 아니라 정직원을 구해 업무를 진행합니다."

종이문서 전자화의 가장 중요한 점은 보안이다. 일례로 병원 문서의 경우 환자의 병원 이력을 비롯해 개인정보가 모두 기록되는 만큼 보안을 가장 중요시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김 대표는 고객과의 신뢰를 위해 보안관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됐다. 

악어스캔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달에 1회 이상 보안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물론, 보안 관련 사항 변경 시 수시로 재교육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고객사가 악어스캔을 믿고 업무를 위탁할 수 있도록 고객사가 원할 경우 악어스캔의 작업장을 직접 방문할 수 있도록 했다.

김 대표는 "제 자신이 보안전문가인 만큼 기술로만 말하지 않는다"며 "보안을 제대로 신경 쓰는 사람들은 보안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사람인 것을 알고 있어 교육과 관리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2차 비즈니스 '파인노트·클라우드 서비스' 준비 중

종이문서를 전자화할 때 가장 많이 관심을 가져야 할 곳은 데이터의 손실 부분이다. 그러나 대규모 병원이나 기업에는 자체 엔지니어가 있지만 중소기업은 전문가를 채용하기 힘들다. 

이에 대응해 악어스캔은 전자화된 데이터를 보관해주면서 직접 데이터를 수정할 수 있는 '파인노트' 소프트웨어와 다양한 클라우드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데이터는 유실되면 다시 복구하기 힘든 경우가 많아 데이터를 오래 보관하면서 관리할 수 있는 클라우드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데이터를 보관만 하는 게 아니라 업데이트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우리 자체 시스템인 '파인노트'로 관리하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할 것"이라며 "파인노트는 워드와 비슷한 형태로 쓰기 편하며, 채팅기능까지 더해져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가까운 시일 내에 종이문서를 볼 때 스캐너가 아닌 악어스캔을 떠올리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힘줘 말했다. 

"저는 폼 나는 비즈니스가 아닌 돈 되는 비즈니스를 추구합니다. 때문에 매출 측면에서 3년 이내 200억, 5년 이내 600억원 이상을 달성해 아시아 최대 문서관리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작년 11월 일본 후지필름과 계약해 업무를 진행 중이며 하반기 개발인력만 7명을 더 채용해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