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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2.0 탐방 39] 보금자리 착한 선물 '서울주거복지 사회적 협동조합'

7개 지역 사업자 한마음…취약계층 주거환경 개선 합심

추민선 기자 기자  2015.03.13 15:5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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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입춘이 한참 지났지만 꽃샘추위가 몰고 온 차가운 바람에 어깨가 움츠러드는 날씨다. '4계절 뚜렷한 땅'이란 말도 옛말이 된 듯. 갈수록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면서 냉난방에 대한 비용이 증가하고 있고, 이런 상황은 사회적 취약계층을 더욱 힘들게 한다.  

취약계층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모인 사업자들이 있다. '서울주거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하 조합)'은 어려운 이웃에게 △창호 △단열 △도배 △장판 수리 등 매년 취약계층을 위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아직 수익은 많지 않지만, 이웃사랑 실천으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훨씬 더 많다며 미소 짓는 박세훈 서울주거복지 사회적 협동조합 사무국장을 만났다. 

◆조합원, 자활센터 거친 사업자들로 구성

조합은 지난 2014년 2월 국토교통부 인가를 받고 설립됐다. 조합의 모태가 된 것은 지난 2010년부터 진행해온 서울주거복지사업단. 이들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주거환경 개선 사업, 에너지 효율개선 등을 진행해왔다.

서울주거복지사업을 진행하면서 사회적 가치 실현이라는 수혜를 받게 됐는데, 이 혜택을 사회에 환원하자는 취지가 강해지면서 사회적 협동조합을 결성하기에 이르렀다.

또 중소기업청에서 사업비 예산을 지원하는 소상공인협업화 사업 공모전에서 당선돼, 1억원의 예산을 받을 기회가 있었지만, 일반협동조합과 사회적 협동조합이 갖는 차이 속에서 계약을 과감히 포기하기도 했다.

이에 박 사무국장은 "일반협동조합이 영리를 목적으로 진행된다면, 사회적협동조합은 영리 추구와 함께 사회공헌에 대한 의미도 부여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탄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금의 조합원들은 한 번의 사업실패를 경험한 후, 자활센터를 통해 재기에 도약한 경우다. 현재 7개 지역, 총 14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돼 있다.

7개 지역은 △구로 △금천 △영천 △동작 △서대문 △중량 △도봉 등이며 각 지역에서 개인사업자로 활동하면서 큰 사업은 협동조합으로 힘을 합쳐 진행하고 있다.

박 사무총장은 "조합원 모두 대단한 분들이다. 실패 후 아직 패자부활전의 성공은 아니지만 성공의 가능성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또 어려움을 겪어본 경험이 있어 더욱 사회공헌에 대한 의지가 높다"고 말했다.

◆아동복지센터, 쪽방촌…"안타까운 마음 더 커"

조합은 매년 주거환경 개선사업(도배·창호·단열 등),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희망의 집수리 사업, 에너지 개선효율 사업의 시공업체로 참여하고 있다. 또 한화에서 시행하는 보훈가족 주거개선 환경 사업에도 시공업체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올해에는 양천구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도배장판, 창호 쪽에 시공을 진행하기도 했으며 4월경에는 쪽방촌 주거개선 환경에도 참여한다. 특히 쪽방촌은 주거환경이 열악해 화재 위험요소가 많아 전기안전 시공에 심혈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박 사무총장은 "처음 시공할 장소를 방문하면 우울하다. 제일 안타까운 부분은 난방을 할 수 없어 차가운 방에서 겨울을 견뎌야하는 점이다. 또, 여름에는 곰팡이 등으로 환경이 더욱 나빠지는데 이러한 부분들은 도배, 장판만 바뀌어도 새집처럼 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막상 시공에 들어가게 되면 견적서 내용보다 수리해야 할 부분이 더 많아, 정해진 예산을 초과해 다른 부분까지 수리하고 고쳐주기도 한다고. 특히 조합원 모두 아픔을 나누고 도와주려는 의지가 강해 이러한 경우가 다반사라고 한다.

이처럼 이익추구에 앞서, 사회공헌을 강조하는 조합의 성격상 조합원 모집에도 신중을 기한다. 사업적 측면이 강한 조합원은 조합이 추구하는 목표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박 사무총장은 "조합원을 모집할 때 가장 먼저 꼽는 부분은 자활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경험이 있을 경우 일차적으로 조합원의 자격이 주어진다. 사회적협동조합이다 보니, 기술은 물론이고 사회공헌 마음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조합원 선별 기준을 설명했다. 

◆조합원 복지 증대…건설기업 준비 계획

한편 조합은 집수리뿐 아니라 실내 인테리어 부문까지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인테리어 부분은 건설 부문에 해당됨에 따라, 건설면허를 취득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전문 건설 기업을 설립, 건설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 효율개선 전문기업에 대한 경험과 시공 능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구상도 있다.

사업을 확장하고 시공 경험을 늘리려고 하는 이유에는 더욱 의미 있는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함과 동시에 사회적협동조합의 성공사례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박 사무총장은 "조합원들의 수익은 수주물량에 대한 공평한 분배로 이뤄진다. 큰 사업의 경우  7개 지역 조합원들과 협업을 통해 진행하지만 아직 수익은 높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고 싶은 사회공헌 활동이 많지만, 이러한 부분들은 재정적인 기반에서 진행돼야 하기 때문에 수익증대가 꼭 필요한 부분이다. 또 조합원들의 삶의 질도 완벽하게 개선하지 못했다"며 "조합원들의 매출 신장과 사회공헌활동 확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수익증대 방안을 강구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아직 설립 1년 차로 매출은 많지 않지만, 계속 성장하고 있다. 기존보다 두 배 이상으로 매출이 오른다면, 더욱 가치 있는 일들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