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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금호그룹 부회장직 부활…대관업무 절실하나?

이보배 기자 기자  2015.03.13 11: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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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 1일부로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부회장직을 부활시켰습니다. 이원태 그룹 상근고문과 김성산 전 금호고속 사장을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시킨 것인데요.

금호그룹에 부회장직이 신설된 것은 지난 2005년 박찬법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부회장으로 선임된 이후 10년만의 일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그룹의 사정이 나아지고 규모가 커져서 부회장직이 부활했다기보다 대외적으로 박 회장을 대신해 업무를 수행할 인물과 직급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박 회장의 대관업무 강화에 따른 특명으로 2명의 부회장을 임명했다는 설이 설득력이 있는데요. 금호그룹 입장에서는 최근 들어 그 어느 때보다 대관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당장 금호그룹은 지난 9일 금호고속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결정했고, 그룹의 사활이 걸린 금호산업 인수전도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4월말 본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예정이지만, 하루하루가 마음을 졸이며 정치권과 금융권 등 신경 써야 할 곳이 많은 상황이죠.

현업에서 물러나있던 인물을 전격 승진시킨 점도 대관업무 강화에 따른 인사라는 설에 무게를 더합니다.

이 부회장은 1972년 금호석유화학에 입사해 40여년 간 그룹 상근고문과 금호산업 고속사업부 사장, 금호종합금융 이사 등 요직을 거쳤고, 또 전국해양산업총연합회 수석부회장, 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부회장, 한국통합물류협회 수석부회장, 한국항만물류협회 회장, 한국관세물류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이 같은 화려한 경력을 바탕으로 정부 및 정계 등을 상대로 대관업무를 성실히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 이 부회장은 향후 본사를 중심으로 서울 지역의 업무를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어 김 부회장은 1973년 광주고속에 입사, 1990년 금호건설 이사를 거쳐 금호리조트 사장, 금호터미널 사장 등 그룹 주요 직책을 거쳤고, 2006년부터 금호고속 사장을 역임했습니다.

최근에는 금호고속 최대주주인 IBK투자증권-케이스톤 사모펀드로부터 금호고속 매각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불명예스럽게 해임됐습니다.

김 부회장의 불명예스러운 해임은 반대로 박 회장 입장에서는 의리와 충성심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 가능한데요. 의리 있는 최측근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킨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보다 금호고속을 잘 알고 광주 등 호남지역에 정통한 김 부회장은 앞으로 그룹의 모태거점인 광주를 중심으로 호남지역 업무를 총괄할 예정입니다.

이와 관련 금호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두 부회장은 회장님 보좌, 대관업무, 그룹 총괄 등 여러 업무를 맡게 됐다"며 "대관업무 강화만을 위해 특별히 신설된 자리가 아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두 부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내 대관팀이 꾸려질 것이라는 설에 대해서도 "대관팀 구성에 대한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물론 이번 인사에 대해 그룹 컨트롤 타워 기능의 강화, 박삼구 회장의 그룹 장악력 강화 등으로도 평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 부회장과 김 부회장은 각각 71세, 70세로 고령인 점을 감안하면 젊은 피의 수혈이 아쉽습니다.

박 회장과 비슷한 나이대인 두 부회장이 박 회장을 보필하고, 고령으로 그룹 살림을 총괄하는 것보다 그만큼의 연륜과 경험, 애사심을 바탕으로 박 회장을 대신해 대관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