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미 기자 기자 2015.03.10 18:01:20
[프라임경제]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자신이 권익위원장 시절 제안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안'(일명 김영란법)이 지난 3일 국회를 통과한 데 대해 드디어 입을 열었다.
김 전 위원장은 10일 사립학교 교직원과 언론인이 김영란법 적용 대상으로 포함돼 위헌 논란이 이는 것과 관련해 "위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서강대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국민 69.8%가 사립학교 교직원과 언론인이 적용 대상이 된 것에 대해 '바람직하다'고 응답했다는 여론조사가 있다"며 "그런 것을 볼 때 과잉입법이나 비례원칙 위배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언론, 금용, 사회단체를 포함하는 모든 민간분야로 확대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소신을 드러냈다.
◆민간분야 확대…사회적 합의로 범위‧속도‧방법 도출해야
김 전 위원장은 "이미 민간에서 일부 개혁하려는 마당에 이를 잘못됐다고 비판만 할 수 없다"며 "특히 공공성이 강한 분야에 확대한 것이라서 평등권 침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을 이었다.
그는 권익위원장 재직 시절 공직자의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를 방지하고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일명 김영란법을 제안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자신이 입법예고한 법안을 '원안'이라고 표현했다.
다만, 민간분야 확대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범위와 속도, 방법의 문제를 도출해야 한다고 말을 제언했다.
특히 언론 자유 침해 논란에 대해서는 "깊이 고려할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언론의 자유는 특별히 보호돼야 하는 중요한 민주적 가치이자, 꼭 필수적인 자유이기 때문이라는 것.
김 전 위원장은 "언론의 자유가 침해 안 되도록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언론인에 대한) 수사 시 특별한 소명과 사전 통보 등의 절차가 있어야 한다든지, 공직선거법을 보면 부분적으로 범죄혐의가 있다는 소명이 있을 때 수사에 착수하는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위헌 소지가 있다면 헌법소원을 청구한 데 대해서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려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해충돌 방지 빠져…국회의원 브로커 현상 초래
김 전 위원장은 이와 함께 국회에서 통과된 김영란법이 선출직 공직자의 부정청탁을 예외 대상으로 했다는 지적에 대해 "이것은 자칫 잘못하면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을 브로커처럼 활용할 수 있는, 브로커 현상을 용인하는 결과의 초래가 가능하다"고 짚었다.
그는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 부정청탁의) 문을 열어놓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이런 걸 방지하기 위해 만든 (원안의) 취지에 비추면 (선출직 공직자) 본인 스스로에게 걸러주는 것을 맡기는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당초 원안에는 △부정청탁 금지 △금품수수 금지 △이해충돌 방지, 세 가지 규정이 있었지만 두 개만 통과됐고, 공직자의 사익추구를 금지하는 이해충돌 방지 규정이 빠졌다는 것.
김 전 위원장은 "원안에서 일부 후퇴한 부분을 아쉽게 생각한다"며 "현재 통과된 법은 세 가지 분야 중 가장 비중이 큰 한 가지(이해충돌 방지)가 빠졌고, 그런 의미에서 '반쪽법안'이라고 할 수 있다"고 확언했다.
그는 또한 △가족범위를 배우자로 한정하고 △100만원 이하 금품수수의 경우 직무관련성이 있을 경우에만 과태료를 부과하고 △부정청탁의 개념을 축소한 점 등은 국회 통과 법안의 문제점으로 들었다.
원안에선 100만원 이하든 이상이든 직무관련성을 묻지 않았는데, 국회 통과법은 100만원 이하일 경우 직무관련성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족범위 배우자 축소…전직 대통령 자녀형제들 문제 많아
김 전 위원장은 "(국회 통과 법안은) 현행법상 뇌물죄로 처벌할 수 있는 행위에 대해 과태료만 부과하겠다는 것으로 됐다"며 "이 부분이 왜 이렇게 됐는데 잘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울러 가족범위를 배우자로 축소한 부분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전직 대통령 자녀들과 형님들이 많이 문제가 됐는데 축소는 문제가 있다"며 "같이 사는 장인·장모와 시부모, 같이 안 사는 아들딸들과 형제자매, 부모를 제외한 것도 아쉽다"고 속내를 보였다.
공직자가 배우자의 수수 사실을 신고하도록 한 데 대해서는 "공직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므로 양심의 자유, 자기책임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여기 보태 "배우자는 처음부터 처벌의 대상이 아닌 만큼 불고지죄와 무관하다"며 "배우자의 죄책으로 본인이 불이익을 입는 연좌제와도 무관하다"고 말을 더했다.
직무관련성이 없어도 100만원이 넘는 금품을 수수할 경우 처벌하는 조항의 위헌 논란에 대해서는 "우리사회 사회상규는 공직자 부패 소지가 없는 정상적 사생활을 전적으로 보장한다고 생각한다"며 "허용규정이 합리적으로 규정돼 위헌 요소는 없다고 본다"고 풀었다.
김 전 위원장은 "(원안은) 부정청탁 개념을 굉장히 포괄적으로 규정했는데 (국회 통과법은) 이를 다 삭제했다"며 "아쉬운 점이 많지만, 그렇다고 시행도 전에 개정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너무 성급하고, 시행하면서 부패문화를 바꿔보고 그래도 개선이 안 되면 보다 더 강화된 조치를 취하는게 순리"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