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자동차 복합할부 사라지나…계약해지 줄이어

기아차도 카드사와 계약해지 나서…삼성카드·현대차 협상 결과 주목

이지숙 기자 기자  2015.03.10 16:37:21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자동차가 카드사와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상품 계약 해지에 나서며 2010년 도입된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상품이 5년만에 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아차는 하나카드, 롯데카드, 신한카드, 현대카드와 복합할부 신규 취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카드와 BC카드는 이달 15일, KB국민카드와는 17일까지 계약기간을 한 차례 연장해 복합할부상품 수수료에 관련 논의를 할 예정이다. 현대차도 앞서 BC카드, 신한카드와 신규 복합할부 계약을 중단했다.

복합할부금융은 자동차 구매자, 판매사, 할부금융사로 이뤄진 기존의 할부금융 구조에 신용카드사가 추가된 형태다. 카드사가 자동차 판매사로부터 수취하는 가맹점 수수료 일부를 할부금융사와 자동차 구매자에게 재배분하는 구조다. 

카드사는 자동차업체로 받은 수수료의 70%를 캐피탈사(할부금융사)에게 주고 일부는 캐시백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돌려준다. 고객 입장에서는 할부 수수료 부담이 적으면서 카드 포인트 적립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2010년 출시 첫해 8600억원 규모였던 복합할부는 일반할부에 비해 낮은 금리로 인기를 끌며 지난해 5조원으로 6배 가까이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자동차업계가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며 수수료 인하를 주장해 카드업계와 마찰을 빚었다.

자동차업계는 카드사가 할부금융사로부터 바로 다음 날 자동차대금을 수취하는 만큼 단 하루 자금조달비용이 들어가고 대손비용도 발생하지 않는데 불필요하게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높다고 날을 세워왔다. 체크카드 수준의 1.3%로 수수료율을 인하해달라는 요구였다.

반면 카드업계는 현대·기아차가 요구하는 1.3%의 수수료율은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현대차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맞섰다.

자동차업계가 1.3%의 수수료율 주장을 굽히지 않으며 카드사는 줄줄이 복합할부 상품 취급을 중단 결정을 내리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에서는 1.3%의 수수료율로 복합할부 상품을 운영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현대·기아차와 가맹점 계약이라도 유지하려면 복합할부 취급 중단밖에 방법이 없다"고 제언했다.

이어 "지난해 복합할부상품 상품 폐지 논란 당시 상품존속을 결정내린 금융당국도 현재 상품취급이 중단되는 상황을 지켜만 보고 있어 답답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기업 간 사적계약을 미리 속단할 수는 없는 만큼 이달 삼성카드와 롯데카드의 협상 결과를 지켜보고 대응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에 따라 오는 19일 가맹점 계약이 종료되는 삼성카드와 현대차의 협상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카드는 현대카드를 제외한 카드사 가운데 복합할부 취급액 규모가 1조2000억원가량(2013년 기준)으로 가장 많다.

현재 KB국민카드를 제외한 BC카드, 신한카드가 현대차 복합할부 취급을 중단하고 기아차도 카드사들과 자동차 복합할부 취급 중단에 나서며 삼성카드까지 백기를 들 경우 복합할부 상품은 폐지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카드는 복합할부 규모가 큰 만큼 현대차와 치열한 협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카드까지 상품취급을 중단한다면 결국 복합할부 상품은 폐지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