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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개통 2주차…알뜰폰, 비용 부담에 여전히 '냉기'

'참여 저조' 7일 번호이동 1036건, 이통사 대비 약 17배↓

최민지 기자 기자  2015.03.10 13: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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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1일부터 주말 개통이 4년여만에 재개됐으나 알뜰폰업계의 주말 개통 실적은 꽃샘추위처럼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이는 대부분 알뜰폰업체들이 비용 부담 탓에 주말 개통에 참여하지 않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7일 전체 이동통신 번호이동건수는 총 1만8528건(알뜰폰 포함)을 기록했다. 이 중 알뜰폰(MVNO)은 총 1036건으로, 이는 이동통신사 번호이동건보다 약 17배나 적은 수치다.

28개 알뜰폰 사업자 중 이날 100여건 이상의 실적을 올린 곳은 이통3사 알뜰폰 자회사와 삼성그룹 계열 에스원 및 이마트 포함, 다섯 여곳 정도다. 사업자별로 △SK텔링크 319건 △KTIS 115건 △미디어로그 180건 △에스원 197건 △이마트 165건이다.

대부분 알뜰폰 업체들은 10여건 아래의 미미한 실적을 나타내거나 주말 개통을 실시하지 않았다. 독자전산망을 보유한 △CJ헬로비전 헬로모바일 △KCT △온세텔레콤은 주말 개통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다른 중소 알뜰폰 업체들은 인력비 등의 부담으로 주말 개통을 꺼려했다.

주말 개통 재개 첫날인 지난 1일에도 이러한 양상은 이어졌다. 이통3사 자회사 및 대기업 계열·이마트의 번호이동 실적이 전체 알뜰폰 번호이동실적의 약 87%를 차지한 것. 

이날 총 알뜰폰 번호이동건수는 1120건으로 △SK텔링크 285건 △KTIS 76건 △미디어로그 200건 △에스원 143건 △이마트 279건이다.

당초, 알뜰폰업계는 알뜰폰 사업자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채 주말 개통에 대한 일방적 통보를 받은 것에 대해 반발했다. 이에 정부는 사업자가 주말 개통 정책을 자율 실시하는 방향으로 협의했다. 단, 주말 개통을 하지 않을 경우 소비자에게 이를 정확히 고지해야 한다는 단서도 붙였다.

이에 따라 알뜰폰 사업자는 자율적으로 주말 개통에 참여할 수 있으나 대부분 사업자는 여전히 고개를 돌리고 있다. 인건비와 영업비 등 예상치 못한 비용이 발생함에 따라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우체국이나 홈쇼핑 및 온라인 등을 주 판매채널로 이용하는 중소 알뜰폰업체들은 판매점 등 판매채널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기존 판매채널을 이용하는 가입자 상당수가 즉시 개통을 원하는 가입자와 거리가 멀다는 판단도 보태졌다. 대리점이나 판매점을 방문해 휴대폰을 구매할 때 주로 즉시 개통을 원한다는 것.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이통사 자회사는 모회사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며, 이마트는 대형마트 의무 휴무일에 맞춰 영업을 하기 때문에 추가 비용 부담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인력 및 전국 유통망이 부족한 알뜰폰 업체의 경우, 주말 영업 시행 때 추가적으로 들여야 하는 비용이 재무적으로 큰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전산은 열렸으나 주말에 개통 관련 영업을 할 수 있는 휴대폰 판매점 등의 판매채널이 없다"며 "주말 개통을 하려면 인건비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한 두 개 팔려고 문을 여는 것보다 문을 닫는 게 이득"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매월 2·4주차 일요일은 시스템 전산 점검으로 예약가입만 받아 8일 번호이동 수치는 집계되지 않았다. 지난 주말을 포함한 9일 알뜰폰 번호이동건수는 총 6432건으로, 주말 예약 가입에 따른 개통건도 다수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