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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대통령 '라피끄' 외교로 '제2 중동붐' 겨냥

중동 4개국서 보건·의료, 식품 비롯 고부가가치 분야 협력 교두보 확보

이금미 기자 기자  2015.03.09 15:5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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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오전 중동 4개국 순방을 마치고 전용기 편으로 귀국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일부터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를 차례로 방문하며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

청와대는 이번 순방에서 에너지·건설 등 중동 지역 국가들과의 전통적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보건·의료, 정보통신기술(ICT), 식품, 사이버보안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서도 협력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포스트 오일' 시대에 대비해 중동 지역 국가들이 추진하는 산업 다변화·다각화 정책에 대한 협력의 틀을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중동에 '파트너 한국' 재인식

박 대통령은 한국기업의 해외진출 50년, 중동진출 40여년을 맞아 이뤄진 이번 순방에서 중동의 재발견, 중동국가들엔 한국을 파트너로 재인식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주력했다.

특히 4개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보건·의료, 금융·투자, IT 및 창조경제, 농업·식품, 건설·교통 등 경제 분야에서 모두 44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이를 통해 서비스 및 지식기반 분야까지 협력관계를 넓혔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쿠웨이트와는 교통협력, 유전개발, 스마트그리드, 신도시 개발 등 경제 분야 9개 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걸프협력회의(GCC) 소속 6개국 철도 연결 사업과 정유공장 건설, 주택공급 사업에 총 371억달러 규모의 수주가 기대된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선 한국형 중소형 스마트 원전 2기 구축, 창조경제 협력 등 14개 MOU에 서명했다. 2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스마트 원전 수출을 포함해 청와대가 기대하는 수출 계약 추산 총액은 54억달러다. 

할랄식품, 농·기업협력, 한국문화원 설립, 제3국 원전산업 공동진출 등 14개 MOU가 이뤄진 UAE에서는 에티하드 철도 2·3단계 공사 등 230억달러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예상된다.

카타르와는 원자력 인력양성 및 연구개발, 산업기술, 과학기술연구개발 등 7개 MOU를 맺었다. 아울러 290억달러 규모 카타르 월드컵 인프라에 한국기업이 참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 중 △할랄식품의 세계시장 진출 교두보 마련(한-UAE 간 할랄식품 MOU) △창조경제 모델 첫 수출(한-사우디 창조경제 MOU) △병원·건강검진센터 운영 및 환자송출 등 보건의료 협력 강화 △한국형 중소형 원전 '스마트' 수출 등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중동 왕실과 신뢰·유대관계 구축

박 대통령이 방문한 중동 4개국은 걸프협력회의(GCC) 핵심국가들이다. 이들과의 교역 규모는 1139억달러로, 중동 전체 교역액의 74%를 차지한다.

특히 이들 4개국은 왕정 체제를 유지하면서 톱다운 방식으로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만큼 시스템보다 인적유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감안, 박 대통령은 중동 왕실과 신뢰 및 유대관계를 구축하는 '라피끄'(아랍어로 동반자라는 뜻) 외교에 주력했다.

상대국의 경제적 중요성을 추켜세우고 강조함으로써 양국의 관계를 아랍어 라피끄에 비유하기도 했다. 또한 상대국의 경제 관련 계획과 장기전략을 분석하고, 이를 박근혜 정부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비교한 뒤 공통점을 맞추는 방식으로 상호 협력할 것을 제안했다.

청와대는 사우디 국왕과 차기·차차기 왕위계승자와의 연쇄 면담, UAE 왕세제와 이뤄진 세 번째 만남, 만 36세의 카타르 국왕과의 정상회담 등은 중동 각국의 정상 및 미래 통치자와 깊은 신뢰를 구축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대통령은 순방기간 방문국의 문화·역사 유적지 방문, 차세대 리더들과의 만남, 문화교류 행사 등 공공외교에도 집중했다. 특히나 중동 지역 최초로 UAE 아부다비에 한국문화원을 설립하는 것은 우리문화의 영향력을 확장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평가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중동 순방은 1000년 전 코리아라는 이름을 서방에 처음 전해준 아랍상인과 우리와 오랜 교류의 역사를 재부각하는 계기가 됐다"며 "이번 순방으로 형성된 정상 간 친분과 신뢰는 대(對) 중동 외교의 값진 자산"이라고 말했다.

◆'1대1 비즈니스 상담회'서 1조원대 계약

4개국 비즈니스 상담회에서는 105개 중소·중견업체를 포함한 116개 한국기업이 참여해 상대국의 260개 기업과 489건의 상담을 진행했다. 청와대는 '제2의 중동붐'을 기반으로 중소·중견기업들이 중동 지역에서 새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한 것도 성과로 꼽았다. 

이번 순방기간에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117명)이 수행한 데다 처음으로 시도한 1대1 비즈니스 상담회에선 44건, 약 1조원대(8억7000만달러)의 계약이 성사됐기 때문.

이에 박 대통령은 마지막 방문국인 카타르에서 순방에 참여한 경제사절단과 간담회를 열어 "이번 비즈니스 포럼과 1대1 상담회를 통해 중소·중견기업들은 소중한 성과를 거뒀고, 이는 역대 최대 규모 경제사절단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여러분이 열심히 노력해준 결과"라고 격려했다.

여기 더해 "중동은 지금 제2의 중동붐으로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제2의 중동붐은 제2 한강의 기적으로 반드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해외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 만한 대통령과의 기념촬영 사진이 필요하다는 현장 건의를 수락하면서 참석자들과 일일이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더욱이 이 자리에서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아주는 정보지원시스템 구축 △정부기관 합동 태스크포스 구성 △관련 앱개발 등을 통해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 사안에 대해 △청와대가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