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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전남도지사실 음독女 백일홍 농장에선…

잘 자라던 백일홍, 지형 변화로 상당부분 고사.수종 변화로 돌파구

장철호 기자 기자  2015.03.06 18: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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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5일 전남 장흥군 장평면 봉림리 소재 백일홍 농장. 한 겨울 추위 때문인지 상상속의 전원 풍경과 사뭇 다르다. 백일홍 농장 한 가운데는 2가구가 살고 있다. 외지에서 온 송상훈씨와 선친으로부터 백일홍 농장을 물려받은 문광웅씨 가족.

40여전 전부터 백일홍 나무를 키워 조경수로 납품해 온 문광웅씨는 2011년 인접한 장흥~유치간 도로공사가 시작되면서, 애지중지 키워오던 백일홍 나무들이 시들시들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원인 찾기에 나선 문 씨는 인접한 나대지를 주목했다. 백일홍은 배수가 잘되는 척박한 토양에서 잘 자란다. 

하지만 나대지에 인근 도로공사 현장에서 토사 2300㎥ 가량이 뿌려지면서, 나대지가 70cm가량 높아진데다 배수로가 막혀 물이 범람하고, 논 주변이 늘 물이 고인 상태가 되고 말았다. 현행 농지법은 50cm이상 성토를 금지하고 있다.

이후 나대지 논 근처의 20~40년생 백일홍이 하나둘씩 고사하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고사한 백일홍은 1700그루, 2억7000여만원 어치라고 문 씨는 밝히고 있다. 고사한 백일홍이 있던 자리는 물에 강한 단풍나무 등으로 바꿔 심었다.

문 씨와 문 씨 부친은 2011년4월 발주처인 전남도청과 시공사, 감리단, 나대지 농장주, 장흥군에 이의를 제기했다. 성토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니, 더 이상 흙을 유입시키지 말라는 민원. 1달여뒤인 2011년5월27일 이 현장 책임감리는 토사가 부족할 수 있다는 이유로 토사 반출을 금지토록 했다.

하지만 이 지시에 아랑곳 하지 않고, 시공사는 그해 9월까지 계속해서 토사를 반출해 나대지를 성토하고, 논으로 만들었다.

문 씨는 전남도와 시공사, 감리단, 장흥군을 수십차례 찾아가 애원하다시피 하소연했다. 

하지만 전남도청은 "개인적인 문제이니 발주처와 직접 관련이 없다"고 회피했고, 시공사는 "보상이 끝나 보상해 줄 수 없으니, 도청하고 이야기하라"고 떠넘겼다. 도지사와 면담에서는 "법으로 시시비비를 가리고 있으니, 법대로 하자"는 말을 들어야 했다.

4년여간의 투쟁. 문 씨의 부친은 화를 못이겨, 1년여전 음독 자살했다. 거기에 지난달 25일 이낙연 지사와 면담후 문 씨의 아내 최 모씨 마져 준비해 간 제초제를 마시고 응급실로 실려가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 세 아이를 둔 문 씨는 아내가 오죽 했으면 극단적인 선택까지 할 수 밖에 없었는지 헤아려 달라고 읍소했다.

문 씨는 "나대지 농장주와 저와의 문제일수 있지만, 발주처인 전남도가 올바로 감독하고, 적절하게 조치했더라면 우리 가족이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문 씨는 전남도와 시공사, 감리단, 농장주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서 증거불충분으로 패하고, 2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이와 별도로 농장주를 상대로 농지법 위반 소송을 벌여 승소, 농장주가 3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