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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대통령 '순방 징크스'와 미국대사 피습사건

이금미 기자 기자  2015.03.05 18:3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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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박근혜 대통령의 외국 방문기간 잇따라 '대형 사건'이 터지면서 성과가 묻히는 이른바 '순방 징크스'가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의 중동 4개국 순방기간인 4일 김영란법 논란과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부결 파장,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디플레이션' 인정 발언으로 정부와 여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5일 오전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인데요.

특히 이번 피습사건은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이 한중일 과거사 갈등과 관련해 '양비양시론적' 언급으로 한미 양국 사이에 이상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터라 그 파장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연쇄 정상회담을 갖고 세일즈 외교를 펼치고 있는데요. 경제혁신 비전을 공유함으로써 협력 확대를 이끌고,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모델 첫 수출'이라는 성과를 제대로 홍보도 하기 전에 이번 사건이 벌어진 셈이죠.

박 대통령의 순방 징크스는 지난 2013년 5월 첫 외국 방문인 미국 방문부터 시작됐습니다. 박 대통령의 방미를 수행한 윤창중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 자신을 돕던 인턴을 성추행하는 추문을 일으키면서 순방 성과커녕 도리어 국정 수행 지지도가 추락하는 상황을 맞았죠.
 
또 윤창중 사건에 이어 같은 해 6월 박 대통령의 중국 순방 직전에는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이 남북정상회의록을 공개해 파문을 일으켰는데요.

악재는 겹치나 봅니다.

그해 9월 박 대통령의 러시아, 베트남 방문 때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과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 논란 등이 잇달아 불거지면서 청와대의 회심의 역작에 찬물을 끼얹는 사태가 빚어졌죠.

지난해 6월 중앙아시아 순방 때는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의 친일 사관이 쟁점으로 떠올라 정국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순방 성과는 민심의 기대를 비켜 갔습니다.

다행히 리퍼트 대사는 수술 뒤 자신의 SNS에 "잘 있으며 굉장히 좋은 상태에 있다", "한미동맹의 진전을 위해 최대한 가장 이른 시일 내에 돌아올 것"이라고 직접 글을 올리며, 한국과 미국의 여론을 안심시켰는데요.

리퍼트 대사의 얼굴 수술을 집도한 신촌세브란스병원 측도 이날 "광대뼈에서 턱까지 길이 11cm, 깊이 3cm 정도의 깊은 상처였는데 천우신조로 (흉기가) 주요 신경과 침샘 등을 비껴가 기능에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라며 "수술은 2시간 30분가량 진행됐으며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리퍼트 대사는 이날 오전 7시 40분경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주최 조찬 강연회에서 강의를 준비하는 도중 김기종(55) 씨로부터 25㎝ 길이의 흉기로 얼굴과 왼쪽 손목 부위를 공격당했는데요.

강북삼성병원에서 응급 치료를 받고,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얼굴 봉합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