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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지사실 음독女 남편 "민원인 한 풀어 달라"

전남도·언론, 진실 호도 "피해보상 요구 악덕 민원인 아냐"

장철호 기자 기자  2015.03.05 13:5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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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빗나간 행정행위를 바로잡아 달라고 어렵게 면담일정을 잡았는데, 우리를 미개인 취급하고, 뭐든 지 원칙대로 하라고 쏴붙이면 안돼죠."

전남도지사와 면담을 가진 직후 미리 준비해 온 제초제를 먹고 치료를 받고 있는 민원인 최 모씨의 남편 문광웅(48)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5일 오전 장흥군 장평면 봉림리 소재 민원인의 집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문 씨는 장흥~유치간 도로공사 현장에서 유출된 토사가 문 씨 밭 옆 부지에 쌓이면서 발생한 피해에 대해 소상히 설명했다.

특히 그는 도민의 이익보다는 시공사 편들기에 급급한 전남도의 삐뚤어진 행정과 시공사의 막가피식 전횡 등이 묵묵히 농사에 전념하고 있는 농민을 낭떨어지로 내몰고 있다고 비토했다.

이같은 상황속에서 어렵게 이낙연 전남도지사와 면담일정을 잡고, 엇나간 행정을 바로잡아 달라고 읍소했는데 "민사소송이 진행되고 있으니, 판결을 지켜보고 전남도가 잘못한게 있으며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라고 답변했다며, 민원인의 아픈 마음을 달래주기는 커녕 ‘법대로 하라’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비난했다.

게다가 행정 폭거를 자행한 담당국장과 과장 등이 배석한 자리에서 "'절대 법대로 해야지,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지 말라'고 까지 지시했다"면서 "우리를 얼마나 무시했으면 그렇게 행동했을까? 아직도 치가 떨린다"고 성토했다.

그는 "오죽했으면, 아내가 '지사님이 이것을 풀어주지 않으면, 우리 같은 사람은 죽습니다'라고 고함치고, 극약을 마셨겠어요"라고 반문했다.

문 씨는 아내의 음독 후 전남도의 호도된 대응과 언론의 편향적 보도에 크게 분개했다.

그는 "자신은 도지사에게 피해보상을 해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는데, 대다수 언론들은 3000만원을 제시했는데, 1억5000만원을 요구하는 등 악성민원인으로 보도했다"고 비난했다.

문 씨는 "우리는 피해보상을 해달라고 말한 적이 없으며, 다만, 시공사의 횡포에 대한 행정기관의 정확한 행정조치를 요구했을 뿐"이라면서 "이낙연 지사를 비롯해 전남도가 조직적으로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40여년간 키워온 백일홍 농장이 인접 논의 성토과정에서 고사해 갔고, 지난 4년여간 장흥군과 전남도, 시공사, 감리단에 하소연해도 바뀐 것이 하나도 없었다"면서 "우리같은 사람은 누구를 믿고 살아야 하냐"고 울먹였다.

문 씨는 "(음독 아내가)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데, 언론보도를 보고 지금이라도 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진정성을 알리기 위해 4층에서 뛰어내리고 싶다고 말했다"면서 "세 아이 엄마의 한(恨)을 풀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지사가 민원인을 면담하기 위해 몇 차례 진행 상황을 점검한 뒤 현재 재판이 진행되고 있어 결과를 지켜보자는 원론적인 답변을 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민원인을 냉대했다는 비판에 동의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본지는 문 씨의 민원을 심층보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