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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잘나가는 기업 '액면분할' 왜 할까?

정수지 기자 기자  2015.03.04 16: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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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액면분할을 실시한다고 3일 공시하자마자 주식시장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임시이사회에서 주당 액면가액 5000원의 500원 분할을 결정한 것인데요. 분할대상은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의 보통주와 우선주입니다.

이에 따라 아모레퍼시픽은 내달 22일부터 5월7일까지 매매가 정지된 뒤 새로운 가격으로 거래됩니다. 매매 전 직전 가격이 300만원일 경우 다음 재상장 기준가는 30만원이 되는 거죠. 발행주식 역시 보통주 5845만8490주, 종류주 1055만7830주로 분할 전보다 각각 10배씩 늘어납니다.

액면분할(Stock split)은 기존 주식의 액면가를 일정 비율로 분할해 발행주식의 총 수를 늘리는 것입니다. 5000원짜리 1주를 둘로 나눠 2500원짜리 2주를 만드는 것이죠. 액면가가 5000원인 주식이 시장에서 2만원에 거래되는 경우 액면가를 2500원으로 분할하면 그 주식의 시장 가격은 1만원으로 하향 조정됩니다.

액면분할은 어떤 주식의 시장 가격이 과도하게 높게 형성돼 주식거래가 부진하거나 신주발행이 어려운 경우에 행해집니다. 이런 경우 액면분할을 통해 주당 가격을 낮춰 주식거래를 촉진할 수 있죠.

아모레퍼시픽 주가 역시 지난해 8월 200만원을 넘어선 이후 지난달 장중 30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지나치게 비싼 주가 탓에 하루 평균 거래량은 1만주에 불과했습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액면분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회사 측도 이번 액면분할을 통해 유통 주식수 확대로 유동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죠.

특히 보통 액면분할을 하면 주가가 일시적으로 급등하기도 합니다. 액면분할 후에는 1주당 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주가가 싸졌다고 느끼는 데서 나타나는 현상인데요. 실제로 이날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장중 326만6000원까지 치솟는 등 급등세를 타다 0.39% 오른 286만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또한 액면분할은 주식의 분산효과를 가져와 기업주가 경영권을 방어하는데 일조합니다. 아울러 기업 가치는 변동이 없고 주식 수가 늘어난다는 측면에서 무상증자와 같은 효과가 생길 수 있는데요. 무상증자를 하면 발행 주식 수를 늘린 만큼 기업가치가 감소하나 액면분할은 실시 전과 차이가 없습니다.

아모레퍼시픽뿐 아니라 지난해 이후 액면분할을 실시한 종목은 영풍제지 등 7개 입니다. 다만 이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주가가 저렴해 매수 부담이 적었던 만큼 액면분할 효과가 크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아모레퍼시픽의 결정이 삼성전자, 롯데제과 등 다른 고가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한국거래소는 액면분할을 유도하기 위해 '주식시장 발전방안'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대표적으로 오는 6월까지 한국판 다우지수인 'KTOP30지수'를 마련합니다.

KTOP30지수는 시가총액 방식의 코스피지수와 달리 주가평균 방식 지수를 산출하는 지수로 일정 수준의 매출뿐 아니라 거래량이 확보돼야 지수에 편입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