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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대통령, 사우디서 '라피끄' 외교 펼쳐

왕실 서열 1~3위 공항 영접 나와…지속가능한 신뢰 관계 구축 의지 재확인

이금미 기자 기자  2015.03.04 12:5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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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중동 4개국 순방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두 번째 방문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사우디 왕실 핵심인사들과 모두 면담하고 '라피끄'(동반자) 외교를 펼쳤다.

박 대통령의 공항영접 행사에는 사우디 왕실 서열 1∼3위 인사가 모두 참석했다. 지난 1월 즉위한 살만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신임 국왕과 무크린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왕세제, 무함마드 빈나이프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제2 왕위계승자가 박 대통령을 맞았다. 

◆살만 국왕 즉위 뒤 비중동국가 원수 중 첫 방문

박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살만 국왕 즉위 이후 비중동국가 원수 중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살만 국왕과 함께 같은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환담을 나누고 오찬을 함께 한 뒤 정상회담을 가졌다.

박 대통령과 살만 국왕은 이날 오후 리야드 에르가궁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전방위적·상생의 파트너십 발전을 위한 여러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박 대통령은 먼저 지난 1월 압둘라 국왕 서거에 대해 재차 애도의 뜻을 전달하고 동시에 살만 국왕의 즉위를 축하했다.

박 대통령은 "살만 국왕의 영도 하에 사우디가 더욱 발전할 것이며 중동지역뿐 아니라 세계평화를 위해서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사우디는 한국 제1의 원유공급국이자, 제1의 해외수주시장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중동지역 최대 교역국인 사우디의 중요성을 평가하는 한편 향후 양국 관계를 아랍어 '라피끄'에 비유했다.

박 대통령은 사우디의 '장기전략 2024'과 박근혜 정부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일맥상통한다고 평가하며, 창의와 혁신에 기반한 국가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살만 국왕은 이에 대해 "라피끄의 진정한 의미는 사막에서 먼 길을 가기 전에 친구를 정하라는 것"이라며 "한국과 사우디가 신뢰에 기반해 호혜적인 이익을 향유하는 동반자가 되도록 노력하자"고 화답했다.

◆세계 최초 중소형 원자로 SMART 상용화 함께 추진키로

박 대통령은 양국 관계가 그간 △원유 수출입과 △건설 분야를 중심으로 발전했다면 향후 이에 더해 △원전 △정보통신기술(ICT) △신재생 에너지 △보건·의료 △투자 △보안산업 등으로 협력관계를 넓히고 다양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살만 국왕은 이에 공감을 표하며, 많은 분야에서 업무협약(MOU)이 체결돼 충실히 이행되기를 기대한다고 응대했다. 

정상회담 직후에는 '스마트 공동 파트너십 및 인력양성 MOU'를 맺었다. 사우디가 한국의 중소형 원자로인 스마트(SMART)를 협력 대상으로 선택함으로써 세계 최초의 중소형 원자로의 상용화를 양국이 함께 추진하게 됐다.

청와대는 이번 협약으로 SMART를 사우디 내에 건설하고 이후 제3국 공동진출은 물론 양국이 세계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두 정상은 혁신 중심의 경제 지향을 화두로 경제 분야 협력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고 '창조경제 협력 MOU'에 서명했다.
 
박 대통령은 사우디 아람코사(社)와 한국 에스오일(S-oil)사에 대한 울산공장 증설 투자에 대해 "양국 간의 성공사례"라고 언급하며 현재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한국기업이 겪는 공기지연, 공사비 증가 문제 등 어려움에 대해 국왕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살만 국왕은 "사우디는 타국에 도움을 주고, 또 도움을 받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면서 "상호이익이 되는 일은 지원할 것이며, 양국 관계가 저해되지 않도록 한국회사가 사우디 내에 진출하는 동안 모든 편의를 제공하겠다"며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했다.  

◆한국 성공모델 국가 인식… '제2 중동붐' 협력분야 확대
 
한반도 및 중동지역 문제를 비롯해 주요 국제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의 협력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이 이뤄졌다.

박 대통령은 사우디가 역내 안정을 지탱하는 구심국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평가하면서, 중동지역 유일 G-20 회원국이자 이슬람의 종주국인 사우디와 양자 차원을 넘어 GCC 등 지역 및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확대를 제안했다.

살만 국왕은 "양국이 긴밀한 고위인사교류 등 협력으로 지역안정과 안보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박 대통령은 올 4월 한국에서 개최되는 '제7차 세계 물 포럼'에 사우디 측의 참여와 협력을 요청했고, 살만 국왕은 "사우디도 물 문제에 관심이 많다. 세계 물 포럼에 적극 참여, 지원토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정상회담을 마친 박 대통령은 차기 왕위 계승자인 무크린 왕세제, 차차기 왕위 계승자인 무함마드 제2부총리 겸 내무장관과 연달아 환담했다. 이 자리에는 경제기획, 상공, 노동, 국무부 장관 등 왕실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사우디 왕실 인사들은 한국과의 협력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산업다변화 정책 등 '제2 중동붐'을 타면서 한국과 협력할 분야가 확대된 데다 사우디 국민이 한국을 성공모델 국가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반세기(수교 1962년)를 넘은 양국 관계가 최상의 협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지난 1월 23일 사우디 제 7대 신임 국왕으로 즉위한 살만 국왕과의 지속가능한 신뢰 관계 구축 의지를 재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