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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LGU+, 화웨이 장비 채택 '왜' 숨겼을까?

최민지 기자 기자  2015.03.04 11: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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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LG유플러스가 중국 화웨이의 기지국 장비를 활용해 5G 네트워크 구현에 나섰는데요. LG유플러스와 화웨이 간 협력관계가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아직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울렁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한 모습이 포착됩니다. 

지난달 26일 LG유플러스는 국내 최초로 안테나 일체형 차세대 기지국을 구축했다고 발표했으나, 화웨이 장비를 채택했다는 사실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날 LG유플러스는 자사가 개발한 기지국이 LTE 기지국 장비인 주파수 송수신 및 신호 디지털 변환 장치(RRH)와 안테나를 기존 크기보다 50% 정도 줄여 75cm 크기의 작은 원통형 장비 하나로 통합 운영할 수 있는 차세대 안테나 일체형 기지국 장비라고 소개했는데요.

사실 이 장비는 화웨이에서 개발한 '이지 매크로(Easy Macro)'에 거의 모든 기반을 둡니다. 이지 매크로는 20MHz 주파수 폭 2개를 묶을 수 있는 2밴드 CA가 가능한 안테나 RRH 일체형 장비로, 지난해 하반기경 양사는 해당 제품의 테스트 관련 협의를 진행한 바 있죠.

LG유플러스는 이 장비에 소프트웨어 디파인드 라디오(SDR) 기술을 접목했는데요. SDR은 RRH가 주파수를 가변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입니다. 지난달부터 LG유플러스는 이 장비를 2.1GHz LTE 대역인 서울 강남구 지역에 시범 적용한 후 테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측은 화웨이 장비를 시범 적용한 것은 맞으나, 어떤 장비를 사용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으며 기술에 따른 고객 혜택이 중요하기 때문에 장비업체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협력을 통해 진행되는 사업의 경우 보통 업체명을 밝히는 것이 관례인데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 아니겠냐는 반응입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화웨이와 함께 하면서 보안성 등에 대한 문제제기를 받았기 때문에 그런 얘기가 또 거론되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LG유플러스만의 기술력으로 장비까지 만든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밝히지 않았다는 것은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LG유플러스와 화웨이는 장비에 이어 단말까지 전략적 협업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광대역 LTE망 구축 때 이통3사 중 처음으로 무선망에서 화웨이 장비를 도입했죠. 

이때 미국 정부를 비롯한 여론은 정보유출 등 보안문제 우려를 제기했고,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직접 나서 의혹에 대해 해명했었죠. 이후 LG유플러스는 국내 이통사 중 처음으로 화웨이 스마트폰 'X3'를 출시한 바 있습니다.

이에 LG유플러스가 5G 파트너 후보군으로 화웨이를 점찍은 것 아니냐는 예측도 나옵니다. 그러나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외에도 노키아 등과 5G 관련 협의 중이고 5G 시범서비스까지 아직 2년이나 남았다는 점에 미뤘을 때 아직 예단은 이릅니다. 

그럼에도 LG유플러스가 화웨이와 네트워크 협력사업을 추진한 만큼 상징적인 의미는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