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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감성공학 대가' 황민철 교수 "뇌부터 심리·감성까지 탐구"

상명대 '프로젝트 중심 교육' 차세대 융합형 인재양성 주력

하영인 기자 기자  2015.03.03 13:3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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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현 시대의 산업은 이성적인 것보다 감동적이고 친밀한 '감성'을 추구해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다. 인간이 추구하는 궁극적 목표에 도달하면 감성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이성은 인간을 편리하게 하고 발전하게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인간은 감동·성취·사랑 등 많은 감성을 누리기를 원해 이성에 초점을 맞췄던 시대가 저무는 동시에 감성을 요하는 상황이 도래했다. 사회적, 산업적으로 감성에 주목하고 이를 활용하게 된 것. 

이처럼 감성과 공학의 결합이 주목을 받는 가운데 감성공학 연구·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황민철 교수를 만나 견해를 들어봤다.

◆신체 반응 통해 공학측면서 감성 규명

"이성을 지배하는 것은 감성입니다. 감성을 통해 인간의 행동과 생각을 지배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이에 사회적, 산업적 측면에서도 감성을 주목하고 있는데요. 사람들은 감성 기반의 제품과 서비스를 경험하면서 생태계를 새롭게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황 교수는 인간의 감성을 바다에 비유해 넓고 깊다고 표현했다. 이를 정량화하고 공학적으로 응용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미국의 Ekman이란 학자는 인간의 감성에 대해 '기본감성'을 제시했다. 

문화와 인종, 교육수준 등과 무관하게 공통으로 내재된 본능적 감성이라고 할 수 있어 대부분 감성 연구자들은 기본감성을 인식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Russell이 내세운 '차원적 감성'은 기본감성보다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하고, 극성을 정의한 것이다. '긍정·부정' 축과 '각성·이완' 축으로 이뤄진 영역적인 감성이며 이것은 여러 가지 감성 요소가 융합돼 통합적 의미를 지닌다. 

이는 좌표화할 수 있으며 긍정·부정의 정도와 각성·이완의 정도를 정하면 어떤 감성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

상위 개념에는 개인의 감성을 다른 사람과 주고받을 때 이뤄지는 '사회감성'이 있다. Parkinson이 주장한 이 사회감성은 사회생활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개인 간 소통을 통해 형성 및 발전하는 고차원적 복합 감성이다.

그는 감성에 대해 이같이 설명하며, 감성공학에 대해 감성을 공학적으로 풀이하는 것이 가능한지 묻는 이도 여럿 있다고 다시 말을 이어갔다.

황 교수는 "감성공학은 인간의 감성을 정량적으로 측정, 인식, 평가, 예측하는 학문"이라며 "표정, 제스처, 뇌신호, 심장신호, 피부온도 등의 반응을 통해 감성 변화를 공학적으로 규명하는 연구들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 또는 대중의 감성 반응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데이터량을 확보해 내부에 존재하는 패턴을 찾아 감성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라며 "생체신호 반응으로 기본 감성, 차원적 감성, 사회감성을 인식하고 사용자의 감성적 요구를 평가·예측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명대학교 감성공학과 설립 "향후 산업 방향·인재상 모색"

1994년 미국 조지아공대 의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황 교수는 귀국 후 지금까지 인간 감성으로 발생하는 △뇌신호 △심장신호 △피부변화 △표정인식 △제스처 인식을 측정하고 정량화해 이를 반영한 환경, 기계, 컴퓨터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현재 상명대학교 미디어 소프트웨어 교수인 그는 한국HCI학회와 대한인간공학회 이사로 학술활동도 겸하고 있다. 

관심 분야로는 단연 감성을 연구·적용하는 △감성공학 △인간공학 △HCI 분야를 꼽으며 이런 열정을 담아 인간의 마음을 읽는 로봇부터 △환경 △전기자동차 △컴퓨터 △모바일 등을 제작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감성'을 연구하게 된 계기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대해 황 교수는 "지금은 미래창조과학부 전신인 과학기술부가 세계 최초로 감성공학 기술개발이라는 국책사업을 시행할 당시에 해당 연구를 총괄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 근무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운명적 계기로 황 교수는 지금에도 감성공학 연구에서 손을 떼지 못하고 있다. 박사 연구 주제였던 인간의 심장을 기반 삼아 '뇌와 심리·인간의 마음·감성'에 대한 연구를 20년째 지속하던 중 때를 맞춰 사회, 문화, 산업적 측면에서 감성의 시대가 찾아왔다. 

특히 감성제품, 감성환경, 감성서비스를 구현하고자 하는 산업의 요구와 기대가 커졌고 여기 부응해 상명대학교는 지난 2010년 감성공학과(대학원)를 국내 최초 설립했다. 감성공학과는 인문, 디자인, 공학을 배우는 학과로 차세대 융합형 인재 양성이 목표다. 

현재 상명대학교 감성공학과는 프로젝트 중심 교육을 실시 중이다. 

가상현실에서 사회감성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아바타 개발을 포함해 △홀로그램 감성표현 △장애인을 위한 생체인터페이스 △자동차 운전자 감성인식 △감성반응 모바일 등 다양한 감성시스템 구현을 연구하고 있다.

황 교수는 "학제적 역량을 갖춘 인재는 융합산업으로 진화하는 흐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지난해 고용노동부는 미래 직업 중 하나로 '감성인식 전문가'를 선정, 앞으로 산업 방향과 필요한 인재상을 시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