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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여지도]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 강한 드라이브 예고…③리더십 상황이론

비핵심 업무 정리하고 신성장산업에 투자…당장 1분기 성적표에 관심

나원재 기자 기자  2015.03.02 17:4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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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돈'을 가치와 재산 축적의 대상으로 삼지만, 부지기수의 사람에게 '금융'이란 여전히 어렵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금융시장'을 논하자니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올 지경이다. '돈의 융통'이 곧 '금융'이다.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시장을 '금융시장', '해당기업'을 '금융기관'으로 셈하면 조금이나마 편해질까. 같은 맥락으로 은행과 보험, 증권, 카드회사 등을 먼저 둘러보는 것도 좋은 기회다. 프라임경제 기획 [금융여지도] '통합산업은행'편 3탄에서는 경영리더십에 대해 살펴봤다.

산업은행의 '을미년'은 가장 바쁜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해 경영실적을 흑자 전환시킨 것으로 보이는 은행은 정책금융공사(이하 정금공)와의 통합 이후 새로운 금융산업 환경에서 기업구조조정과 자회사 매각 등 주요 계획에 숨 돌릴 틈조차 없는 모양새다.

임기 1년을 남긴 홍기택 회장의 리더십에도 보다 강한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올해를 '골든타임'으로 묶은 홍 회장이 비핵심 업무정리와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도 지켜봐야 한다. 결과에 따라 관련 업계에 미칠 영향은 그만큼 크다.

◆비핵심 업무 떼고 미래발전 산업에 투자

산업은행은 지난 2013년 대규모 적자에서 1년 새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은행은 지난해 약 2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 일부 계열기업의 부실 발생에도  적극적인 선제적 구조조정 추진으로 약 9000억원의 대손비용을 줄였다고 밝혔다.

은행은 또 창조경제 중심축인 중소·중견기업 적극 지원으로 자금공급 목표 초과를 달성했고, 경기활성화를 위한 적극적 투융자 실시로 총 64조4000억원을 공급해 목표 대비 115.2%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이 중 은행은 중소·중견기업에 35조9000억원 등 총자금공급액을 50% 넘게 지원했다.

올해도 은행은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 및 정부의 경기부양정책에 부응해 지난해 55조9000억원 대비 12.7% 증가한 63조원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중소·중견기업에는 전체 자금공급의 55.4%, 지난해 대비 1조원 적은 34조9000억원이 공급된다.

특히 산업은행은 핀테크 산업을 대상으로 1000억원을 지원하고, 유망서비스업 및 지능형반도체, 5G이동통신, 신재생에너지 등 신성장 산업에도 36조5000원을 공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해 출범한 통합산업은행의 투자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것으로, 창업·벤처기업을 대상으로는 전체 자금공급의 16.7%인 10조5000억원이 투자된다.

이와 관련, 홍 회장은 IT기업의 발전 가능성을 크게 점쳤다. 그는 인터넷은행을 하겠다고 나서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큰 위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바꿔 말하면 SNS와 포털 등을 보유한 IT기업이 많은 회원들의 쇼핑정보와 대화 내용 등을 빅데이터화해서 이를 신용분석과 연결시킨다면 엄청난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것.

당장 지급결제 부분만 얘기 나오지만, 은행이 수익을 내려면 대출과 자금중개를 해야 하고, 신용위험분석능력이 핵심이라는 진단이 된다.

홍 회장은 "신용평가는 결국 정보 싸움인데, 이런 기법을 발전시킨다면 기존 은행들을 위협할 수 있는 존재가 된다"고 부연했다.

◆기업구조조정에 자회사 매각까지… 산적한 '선결과제'

홍 회장을 중심으로 한 통합산업은행의 올해 중점 추진과제 중 선제적 기업구조조정과 자회사 매각 및 투자회사 관리 방향도 눈여겨봐야 한다.  

은행은 우선, 지난해 8월 발표한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에 따라 KDB대우증권과 KDB캐피탈, KDB자산운용에 미칠 영향과 시장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정부와 매각 시기 등을 결정한다는 방침을 전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은행은 대우조선해양과 대우건설 등 투자회사에 대해 주주권 등을 활용, 경쟁력 및 기업가치 제고에 중점을 두고 관리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세부적으로, 대우조선해양은 경영관리위원회 운영과 양해각서(MOU) 체결을 하되,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투명하고 공정한 매각을 추진하고, 대우건설은 2013년 대규모 손실을 감안해 엄격한 경영관리가 수행될 전망이다.

올해 은행의 기업구조조정 진행도 같은 맥락으로 중요하다. 은행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계열은 지난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의 워크아웃이 종결, 경영정상화 작업이 마무리됐다.

금호산업은 현재 매각 진행 중이며 금호타이어는 기업가치 제고 지원 및 시장상황을 감안해 출자전환 주식 매각으로 전개된다. 은행은 2일 호반건설이 SI(전략적투자자)에, MBK파트너스, IBKS-케이스톤 컨소시엄, IMM PE, 자베즈파트너스가 FI(재무적투자자)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은행은 현재 한진계열인 대한항공·한진해운과 현대계열인 현대상선, 엘리베이터 등에 대해 자구계획을 순조롭게 이어가고 현대증권을 매각한 현대, 그리고 동부와 STX계열 등에 대해 자구계획 및 재매각 절차도 진행한다.

홍 회장은 "대우증권의 매각 시기와 방법 등은 정부와 협의해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선도증권사인 만큼 우리나라 금융 산업 발전,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지 등을 감안해서 매각 대상자를 선정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더불어 "금호산업에 대해 산업은행은 매각의 심판 역할만 공정하게 할 것"고 첨언했다.

여기 더해 그는 올 초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원칭에 대해 "해당 산업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기업 경쟁력과 수익성을 끌어올려 신규 일자리를 얼마나 많이 창출할 것인가, 그 결과 우리나라 경제에 어떤 기여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짚었다.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원칙은 가격에 집착하게 되고 무리한 매각,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그의 논리다. 홍 회장의 통합산업은행이 당장 올 1분기 어떠한 성적표를 손에 쥐게 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