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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게임 시작' 삼성카드vs현대차, 복합할부금융 승부는?

BC신한카드 상품취급 중단…복합할부상품 사라지나

이지숙 기자 기자  2015.03.02 17:2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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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카드업계와 현대차가 자동차 복합할부금융을 두고 시작한 수수료 협상이 삼성카드와의 본게임만을 남겨두고 있다.

삼성카드는 복합할부 취급 규모가 1조3000억원으로 현대카드(1조5000억원) 다음이며 양사가 재계 1, 2위 그룹이라는 점에서도 이번 대결은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본게임을 앞두고 양사 간 눈치싸움도 치열한 상태다. 앞서 KB국민·BC·신한카드와 복합할부금융 수수료 협상을 벌인 현대차는 유리한 결과를 얻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삼성카드는 쌍용자동차와 자동차 복합할부 가맹점 수수료를 1.7%에 타결했다고 밝히며 맞섰다.

◆현대차 수수료 인하요구에 줄줄이 상품판매 중단

복합할부금융은 자동차 구매자, 판매사, 할부금융사로 이뤄진 기존의 할부금융 구조에 신용카드사가 추가된 형태로 2009년 롯데카드와 아주캐피탈이 제휴해 상품을 출시한 뒤 6개 카드사와 7개 할부금융사가 제휴관계를 통해 판매해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복합할부금융 수수료 협상으로 6년만에 상품취급을 중단하는 카드사가 속출했다.

작년 말부터 올 1월까지 현대차와 복합할부상품 수수료 협상을 벌인 BC카드는 1.3%를 주장한 현대차와 1.5% 이하로는 계약할 수 없다는 BC카드의 의견이 충돌한 가운데 결국 가맹점 계약은 유지하되 복합할부상품 판매는 중단키로 했다.

신한카드도 열흘간 가맹점 계약을 연장하며 2월25일까지 복합할부상품 수수료협상을 진행했지만 기존 1.9%였던 수수료율을 체크카드 수준인 1.3%까지 내려달라는 현대차의 요구를 수용하기 힘들다는 판단 하에 상품판매를 중단했다.

지난해 12월 협상을 진행한 KB국민카드의 경우 현대차와 복합할부금융 재계약 협상을 벌인 결과 본래 1.85였던 수수료율을 체크카드 수준인 1.5%로 대폭 인하했다.

롯데카드는 삼성카드보다 하루 늦은 20일 가맹점 계약이 종료되며 앞서 협상을 벌인 카드사들과 마찬가지로 1.5% 이하로는 가맹점계약 유지가 힘들다는 쪽이다. 

한편, 현대차는 19일 가맹점 계약이 종료되는 삼성카드와의 협상에서도 BC·신한카드에 요구한 1.3%의 수수료율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지난주 한 차례 실무자 미팅을 했으며 곧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에 대해 본격 논의할 예정이다.

◆출시 예정 신복합할부상품 '중단' 상품 사라지나

카드사들이 줄줄이 복합할부 상품 판매를 중단하며 복합할부상품이 결국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특히 현대차의 지적사항을 개선해 신용공여기간을 30일로 늘린 새로운 복합할부상품의 출시가 늦어지고 있으며 자동차업계의 반대 목소리도 거세 향후 상품출시에도 난항이 점쳐진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가맹점 해지를 주장하며 카드사를 압박하면 카드사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상품이 이대로 폐지되면 그만큼 소비자 선택권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금융당국에서 움직이진 않는 한 큰 희망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출시를 계획했던 신용공여기간을 늘린 신복합할부상품에 대해서도 '출시 안하니느만 못한 결과'를 낼 수 있다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캐피탈사와는 신복합할부상품 출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고 시스템 개발도 마쳤지만 현대차가 키를 쥔 상황에서 상품 출시를 논의해봤자 결국 똑같은 수수료율 싸움이 될 것 같아 현재는 상품 출시에 대한 뚜렷한 계획이 없다"고 제언했다 .

카드사들의 복합할부상품 판매가 줄줄이 중단되며 캐피탈사들도 답답한 입장이다.

캐피탈사 한 관계자는 "현대차는 자동차복합할부 상품이 아니면 캐피탈사는 할부금융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데 현대차와 카드사의 수수료 협상이 계속 결렬돼 안타깝다"며 "이대로 가면 현대캐피탈의 독점 구조는 더 단단해질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카드·캐피탈업계에는 지난해 하반기 복합할부상품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금융당국이 현대차와 수수료율 협상 탓에 상품 판매가 중단되고 있음에도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불만도 있다.

이에 대한 물음에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재 당국에서도 나름대로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우리가 미리 속단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 이달 삼성카드와 롯데카드의 협상 결과를 지켜보고 대응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