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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개인화 마케팅? "내 이름을 불러줘"

이보배 기자 기자  2015.03.02 16:2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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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서울과 가까운 인천으로 나들이 길에 나섰습니다. 바닷가 인근이라 횟집을 비롯한 각종 음식점이 즐비했는데요. 쉽게 식당을 정하지 못하고 길거리를 방황하다 사진 속 현수막을 마주했습니다.

'보배 전용 주차장'이라는 커다란 글씨가 저를 미소 짓게 했는데요. 눈치채셨겠지만 제 이름이 보배이기 때문입니다. 가끔 길을 지나다 본인이나 가족·친구이름 석자가 들어간 간판을 보면 왠지 반갑지 않으신가요?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이 같은 심리를 이용한 '개인화 마케팅'이 늘고 있다네요. '개인화 마케팅'은 판매자가 소비자의 이름, 관심사, 과거 구매이력을 기반으로 시장에 전달할 메시지를 조정해 특정 고객에 맞는 마케팅 메시지를 만들어내는 것을 말하는데요.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끈 마이클럽의 '선영아 사랑해' 광고가 대표적입니다. 당시 이 광고는 하얀 여백에 까만 여섯 글자 말고는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았습니다. 전국의 선영씨들은 설레였고, 선영이가 아닌 여자들은 부러워했죠.

이 광고는 50억원의 비용을 들여 800억원이 넘는 광고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후 '티저 광고'와 '개인화 마케팅'의 대표 사례가 됐습니다. '선영아 사랑해' 이후 여러 기업이 이를 흉내낸 티저광고를 선보였지만 '선영이'의 신선함을 따라갈 만한 것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해 오랜만에 신선함을 느낀 광고를 발견했는데요. 바로 배달의 민족과 배달통의 오프라인 광고입니다. 양사의 오프라인 광고는 국내판 광고 대결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사람의 관심을 받으며 이슈가 됐습니다.

배달의 민족 광고가 먼저 시작됐습니다. 배우 류승용이 말합니다. "경희야, 넌 먹을 때가 제일 이뻐." 이후 배달통의 마동석이 이를 받아치죠. "경희야, 그래서 넌 배달통이 답이거든."

먹을 '때가' 제일 이쁜 경희씨에게 먹을 '데가' 가장 많은 배달통이 답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입니다. 경희씨라는 개인화 마케팅을 이용한 것도 눈길을 끌지만 양사의 대결구도가 재미를 더한 광고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해외사례도 있는데요. 지난 2011년 호주에서 시작된 코카콜라의 'Share a Coke' 캠페인이 그것입니다. 당시 호주에서는 가장 많이 쓰이는 영어이름 250개를 선정해 코카콜라 캔이나 병의 겉 레이블에 인쇄해 판매했습니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이름이 적힌 캔을 찾기 위해 슈퍼마켓이나 마트를 뒤지고 다녔고, 자신의 이름을 찾아 기념품으로 간진하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국내에서는 이름을 인쇄하는 대신 스토리텔링 마케팅으로 전환해 '내반쪽' '사랑해' '웃어요' 등을 선보였고, 올해는 양의 해를 맞아 '썸탈꺼양' '잘될꺼양' 등의 라벨을 붙여 판매했습니다.

이런 개인화 마케팅에 대한 시도는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회원가입 시 기업의 고객 대상 개인정보나 관심사 등의 정보수집 적용범위가 협소하고 성공사례가 많지 않아 관심을 적게 받았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빅데이터 기술로 많은 데이터 소스를 분석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개인화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기술투자에 대한 관심 역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추세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