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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여수산단 입김에 휘둘리는 여수상의 회장선거 유감

박대성 기자 기자  2015.03.02 14:3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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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여수에 이렇게 인물이 없습니까? 여수상의 회장을 네 차례나 연임한 인물을 일부에서 또다시 회장에 천거한 것은 흘러간 물레방아를 거꾸로 돌리려는 작태입니다."

전남 여수에서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한 기업인이 최근 기자에게 여수상의 회장 선거가 특정인을 옹립하는 요식행위로 전락했다며 내뱉은 푸념이다.

여수상의 회장직에는 연초만 해도 5~6명의 후보군이 오르내렸으나, 무슨 연유에서인지 속속 불출마를 선언해 현재는 박용하 전 회장(68)과 안종식 후보(65) 간 양자대결로 압축이 됐다.

시중에는 유력 후보들이 눈물을 머금고 줄사퇴를 선언하는 배경에는 여수산단 대기업들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조종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여수산단 대기업 입장에서는 여수상의 회장을 네 차례나 지낸 박 전 회장과 가장 손이 잘 맞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판세로는 박 전 회장의 경우 여수산단 굵직한 대기업들의 지원을 받으며, 안 후보는 상대적으로 중소기업 회원사의 지지비중이 높다는 말이 들린다.

여수상의는 380개 회원사 중에서 회비를 3년간 완납한 100여개 업체들의 회비 납부액 순으로 투표권을 배분하는 독특한 선출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몇몇 대기업은 50표 이상을 행사하고 있다. 당연히 표심을 좌우할 여수산단 대기업의 눈밖에 나지 않으려는 묘한 분위기가 3년마다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도전자' 격인 안종식 후보는 지난주 출마회견 자리에서 "경제사범이 또다시 지역경제 수장을 욕심내는 것은 시민을 농락하는 것"이라는 취지를 들어 맹비난했다.

안 후보가 주장한 '경제사범'은 10여년 전쯤 박용하 전 회장의 기업이 주가조작 혐의를 받아 당시 회장직에서 불명예 퇴진한 전례를 뼈아프게 지적한 것.

여기 더해 10년 전 여수에 골프장 한 곳 없던 당시 박용하 상의회장이 지역을 외면하면서 타 지역에 골프장을 건설한 것도 자르지 못할 꼬리표가 되고 있다.

더구나 박 전 회장은 여수산단 대기업과 관련이 있는 폐기물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 이들 대기업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는 시중의 우려가 많다. 여수상의 심장섭 현 회장도 여수산단과 밀접한 사업체를 운영해 3년전 산단 대기업이 밀어 회장직에 선출된 바 있다.

산단 대기업들의 눈치나 보고 정부 경제부처에 건의서나 올리는 여수상의 회장이서는 곤란하다.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회원사를 다독이고, 쇠락해가는 여수 지역경제를 살리는 마중물이 될 수 있는 인물이 선출돼야 한다는 개인적 바람이다.

3일로 예정된 여수상의 회장에 누가 선출될지 회원사들의 냉철한 판단이 중요해지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