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갤럭시S6는 위기 극복의 선봉장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일단 주목을 끄는 데에는 분명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2일 새벽,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CCIB)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15'를 개최하고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를 선보였다.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5(MWC2015)'를 통해 삼성전자는 세계의 이목을 갤럭시S6에 끌어당겼다. 갤럭시S6는 금년 삼성전자 실적을 판가름할 주요 변수다. 여러 스펙상 비교 요인으로 볼 때 1분기에는 경쟁 제품이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받고 있다.
다만 뛰어난 제품이라는 점 외에도 새로운 제품을 선보인다는 단계를 넘어서서 이전까지 존재해온 갤럭시S 시리즈에 대한 인식을 모두 바꾸겠다는 의지를 확인시켰다는 선언적 의미도 이번에 확인돼 눈길을 끈다.
과거 '프로젝트 '제로'라는 명칭으로 진행됐던 것처럼 모든 것을 원점에서부터 새롭게 그린 결과물이 이번에 등장한 셈이다.
◆배터리 일체형에 금속 테두리 '파격 변신'
갤럭시S6 디자인은 금속재질(메탈)에 배터리 일체형으로 정해졌다. 이전에도 삼성전자는 갤럭시A 등 보급형 시리즈를 중심으로 금속 재질과 배터리 일체형을 사용해 앞으로 이 같은 실험이 다른 모델로도 확장될지 관심을 받았다.
드디어 이번 갤럭시S6에의 채용으로 '전략형 제품에까지' 이런 변화가 확산된 셈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고속 무선 배터리 충전 방식이 적용(별도의 선 없이 거치대에 올려 자동으로 충전 가능)된 건 일체형 적용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해석된다.
일체형 배터리를 사용하게 되면, 예비용으로 교체하지 못해 충전의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는 반면 제품 두께를 줄일 수 있어 디자인 면에서 강점이 늘어난다. 따라서 일체형의 한계를 무선으로 충전하는 기능을 통해 해결해 두마리 토끼를 다 잡기로 한 셈이다.
'삼성페이' 기능 역시 위용을 자랑한다. 기존 NFC(근거리 무선통신)와 함께 마그네틱 보안전송(MST) 바코드 방식을 동시 적용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이는 루프페이를 인수함으로써 핀테크 인프라를 신장한 것이다. 한편, 애플의 견제를 위한 돌파구 마련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도 의미가 있다.
◆'바꾸지 못할 것 없다' 유연한 사고로생태계 확산 야심
삼성은 이번에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채택하는 대신 자사의 엑시노스 7420을 사용했다.
엑시노스 7420은 전력 효율이 높아 갤럭시S6가 전작인 갤럭시S5보다 더 낮은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도록 돕는 공신 역할을 했다. 아울러 이 부품은 전작인 5433보다도 3D그래픽 성능이 1.5배가량 우수하다.
전문 매체 '기즈모차이나(GizmoChin)'는 엑시노스 7420의 3D 그래픽 성능을 2만752점으로 평가해, 스냅드래곤 810(1만7836점)을 채용한 제품들보다 갤럭시S6가 소비자에게 호평받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처럼 기술적 능력을 상승시킨 것을 자산으로 삼아 핵심 부품인 AP에 자사 제품을 채용하고 각종 디자인적 변신을 성사시킨 것에는 큰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 장악력 하락 우려에 노출된 상황이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는 샤오미 등 저가 제조사들의 추격을 받고 있으며, 고가 제품 시장에서도 대화면 아이폰을 내놓은 애플과의 치열한 대결을 펼치는 중이다. 이 같은 파장으로 실적이 부진한 전사적 위기를 겪고 있다.
더욱이 삼성전자로서는 단순히 현재 추세를 뒤따라 가거나 현재 경쟁의 프레임에 갇혀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 역시 절박하게 느끼고 있다. '생태계 마련'이라는 큰 틀로 옮겨가지 못하면 퀀텀 점프가 안 된다는 점도 애플과의 경쟁 상황은 물론, 구글 등과의 관계에서 이미 확인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에 3D 그래픽 성능을 향상시키는 등 자사의 웨어러블과 시너지 효과 마련을 추구하고 나섰다. 즉 이번에 AP 면에서 자사 제품 탑재라는 초강수를 둔 것은 갤럭시S6의 매력도 상승이라는 단편적인 목표 외에도 기어VR 확산에 힘을 싣기 위한 그래픽 강화 포석이라는 분석을 이끈다.
아울러 이는 갤럭시S6가 잘되면 시스템반도체 사업부의 실적도 동시에 개선될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의 결과물로도 받아들여진다.
전영역에 걸친 글로벌 전자업체라는 위상 자체를 유지하고자 갤럭시 시리즈 초심으로 돌아가 모든 것을 바꾸겠다는 유연성을 선언했다는 점에서 이번 신제품은 개별 상품으로서는 물론, 회사 전반의 경영 이정표로서도 의미가 높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