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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올해도 긴축 신호탄…경영 새판짜기 계속

이재용 체제 공고화 위해 '선택과 집중'키워드 선택

임혜현 기자 기자  2015.02.27 10: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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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삼성전자의 직원 임금 동결이 어떤 파장을 낳을지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26일 노사협의회와 올해 전 직원의 임금을 동결하는 데 합의했다. 이 상황은 전자만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다른 계열사도 유사한 결단을 내리는 상황이 이미 관측되고 있다. 27일 삼성전기에 따르면 삼성전기도 노사협의회와 전 직원의 임금을 동결하기로 합의했다.

작년 긴축만으로 부족? 고강도 군살빼기 신호탄 가능성

삼성전자의 임금 동결은 스마트폰 부진 탓에 실적이 크게 위축된 데 따른 특단의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 임금동결 이후 6년 만에 이뤄진 조치라는 점은 비단 실적 문제뿐 아니라 더 큰 그림에서 삼성전자가 처한 현재의 상황을 그룹 수뇌부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해석을 낳는다.

아울러 그룹에서 위기관리를 위한 '허리띠 졸라매기' 필요성이라는 공감대 확산을 그룹 계열사 전반에 바라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즉 삼성전자가 신호탄을 쏘아올린 동결 문제가 삼성그룹 전 계열사에 경각심을 확산시키는 분위기를 만들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임원 인사에서 승진인원을 20%나 줄인 바 있다. 그리고 이같이 그룹 대표주자인 전자에서 '감량'을 단행하자 실적이 좋았던 삼성화재 등도 줄줄이 이 대열에 동참한 바 있다.

삼성은 이미 지난해에도 이건희 회장 건강 문제가 불거진 와중에 투자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제스처를 취하는 등으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이제 어느 정도 군살을 뺐다는 판단이 그룹 내외에 형성될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러나 올해 역시 이 같은 기조를 지켜야 한다는 점을 확인시키고, 그 도구로 대표적 업종이지만 근래 실적 정체 상황에 직면한 전자 문제를 화두에 올렸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은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인수합병에 속도를 내는 한편, 경영 실적이 부진한 곳은 확실하게 정리하는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11월 삼성은 한화와의 빅딜을 성사시키며 선택과 집중이라는 이슈를 선점했다.

이에 대한 매각대상 계열사 직원들의 반발도 따랐으나, 올해도 고강도 군살빼기 노력을 지속한다는 신호가 이번에 나와 그룹이 결단의 순간에 돌입했으며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받아들여진다.

긴축에도 투자는 유지 방침 

이처럼 임금이 동결되는 등 긴축이 예상되는 상황을 단순한 '위축'이 아닌 '과감성'의 한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의 경우 경쟁력을 상실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는 등, 긴축을 키워드 삼아 유지하는 상황에서도 위축보다는 확고한 기술력 우위 확보와 미래 먹거리 투자는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삼성전자는 다음 달 공개예정인 전략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6'에 자사가 보유한 최신 반도체 기술역량을 총동원, 기존 갤럭시 시리즈와는 차별화된 성능을 강조함으로써 위기를 정면 돌파할 계획이다.

갤럭시S6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14나노 핀펫공정 기반의 '엑시노스 7420'), 모바일 D램(20나노 LPDDR4)에 저장장치(UFS ) 등 주요 부품 모두에 삼성의 기술력을 자랑할 '작품'들을 탑재, 단말기 완성품 외에도 부품 기술력을 통한 생태계 전반 장악 가능성을 과시할 예정이다.

특히 바이오 부문의 투자 등도 아끼지 않고 있어 주목된다. 일례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상반기 완공을 앞두고 있는 2공장에 투입될 자금 조달과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취득을 위해 대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그룹 계열사 사장단의 세대교체가 시작된 것으로 평가되는 등 큰 변혁 물결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긴축과 집중 상황이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