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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단조시장 진출 시너지는 무엇?

25일 SPP율촌에너지 본입찰 제안서 제출 '인수 유력'

이보배 기자 기자  2015.02.25 18: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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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현대제철의 단조시장 진출이 가시화됐다. 25일 단조제품 생산업체인 SPP율촌에너지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에 본입찰 제안서를 단독으로 제출하며 인수가 유력해졌다.

지난달 예비입찰에서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현대제철과 세화컨소시엄, 두 곳이었으나 세화컨소시엄은 자금부담을 고려해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일회계법인은 지난달 6일 SPP율촌에너지 자산양수도에 대한 경쟁입찰 공고를 내고 지난달 27일까지 예비입찰 인수의향서를 받았다. 당시 현대제철은 마감 직전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고, 2월 초부터 지난 9일까지 예비실사를 진행했다.

지난달 29일 2014년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실사 결과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인수를 추진하겠다던 송충식 현대제철  재경본부장(부사장)의 설명은 현실이 됐다. 실사 결과 전력, 환경, 건물 등에 문제가 없으며 인수 직후 설비를 가동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SPP율촌에너지 인수에 나선 이유에 대해 "단조를 통해 후판이나 플랜트 쪽에 포트폴리오가 더욱 풍성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현대제철이 SPP율촌에너지를 인수하면 현대중공업 등에 납품하는 조선용 철강재를 다양하게 제작 가능하고 단조용 강괴(잉곳)에 대한 수요를 확보할 수 있어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제철은 인천공장에 연간 42만톤 규모 단조 잉곳 생산능력을 갖췄고, SPP율촌에너지는 제강뿐 아니라 선박 엔진부품 등 조선용 단조 하공정 생산능력이 있어 단조제품을 현대중공업 등 조선업체에 직접 납품할 수 있게 된다.

이런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제철의 단조시장 진출에 대해 업계의 경쟁 심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조선용 단조시장은 전방산업인 조선업 침체로 구조조정이 활발하게 이뤄졌는데 잉곳을 공급하던 현대제철이 직접 단조제품을 생산, 판매까지 하게 되면 시장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현대제철 관계자는 "우려가 있을 수 있겠지만 한번 전체적인 방향에서 보면 시장 정상화의 장점도 있다"며 "다른 업체에 피해를 주는 포트폴리오가 아니니 부정적으로 보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SPP율촌에너지 매각은 한 번 유찰된 경험이 있고, 만약 파산하게 될 경우 값싼 중국산 단조가 유입되면서 시장 환경이 더 나빠질 수 있다. 그러나 현대제철의 인수를 계기로 얼어붙은 단조강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지도 모를 일이다.

한편, SPP율촌에너지는 SPP그룹이 2008년 전남 율촌산업단지에 4200억원을 들여 만든 업체로 발전설비 부품, 선박용 엔진, 선유화학 및 산업설비에 들어가는 단조부품을 생산한다. SPP그룹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매각을 추진해왔다.

현대제철은 입찰가격을 밝히지 않았지만 관련 업계는 SPP율촌에너지의 가치를 1500억원 내외로 추정하고 있으며, 입찰 최종 결과는 다음 달 4일 발표될 예정이다.